[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 결과] 靑 기획, 교육부 연출 ‘6가지 불법 행위’ 드러나

-불법적 국정화 여론 조작ㆍ국정화 비밀 TF 부당 운영
-편찬ㆍ집필 과정 위법ㆍ국정화 반대 학자 지원 배제 등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박근혜 정부에서 행해진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청와대 기획과 교육부 연출로 정부 여당(새누리당), 산하단체, 관변단체가 총 동원되고 범정부적 협력체계 속에 진행된 것으로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드러났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과정에서 나타난 주요 위법 행위로 ▷불법적인 국정화 여론 조성ㆍ조작 ▷국정화 비밀 TF 부당 운영 ▷역사교과서 국정화 행정예고 의견서 조작 ▷청와대 개입에 따른 역사교과서 국정화 홍보비 부당 처리 ▷교과서 편찬 집필 과정의 위법부당 ▷국정화 반대 학자 학술연구지원 불법 배제 등을 지적했다.


먼저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막기 위해 청와대와 교육부는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5년 10월 전국역사학대회에서 국정화 반대 성명 발표가 예상되자 청와대 비서실장이 사전 대응할 것을 지시했으며, 교육부는 올바른 역사교과서지지 교수 모임 3차 성명서 발표, 보수 학부모단체를 통한 집단행동, 서울대 및 학술연구재단에 집단행동 방지 협조 요청 계획을 세우는 등의 역할을 담당했다.

청와대는 또 교육부가 시민단체 명의로 국정 역사교과서 홍보 리플릿을 작성해 배포할 것을 지시했으며, 특히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문건에서는 고엽제 전우회의 국정화지지 신문광고 내용도 적시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여론조작 행위와 관련해 진상조사위원회는 이병기 비서실장, 김상률 교육문화수석에 대해 수사의뢰할 것을 요청했으며, 교육부 관련자에 대한 신분상 조치를 요구했다.

국정화 비밀 TF 운영도 주요한 위법 사항 가운데 하나로 지적됐다. 이는 교육부가 청와대 비서실장 및 교육문화수석의 지시에 따라 동숭동 국립국제교육원에 국정화를 위한 비밀 TF를 설치하고 운영한 사안으로 안전행정부의 사전 협의 등의 특별한 한시조직 설치 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일명 ‘차떼기 의견서’ 사건으로 알려진 역사교과서 국정화 행정예고 의견서 조작도 주요 위법 사안으로 꼽혔다. 지난 2015년 10월 교육부는 중고등학교 교과용 도서 국검인정 구분안 행정예고 이후 찬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일괄 출력물 형태의 의견서가 제출됐고 상당수 허위 의견서가 포함된 것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해 진상조사위원회는 수사의뢰한 결과 교육부가 차떼기 의견서 제출에 관여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관련자에 대한 신분상 조치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개입에 따른 역사교과서 국정화 홍보비 부당 처리 사건도 주요 위법 사안이 지적됐다.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주재 하에 개최된 회의에서 홍보비의 위법 부당한 집행을 결정했으며, 이에 따라 교육부는 편성된 예산 24억8000만원 중 12억8000만원을 부당하게 사용했다.

그 과정에서 국정화 비밀 TF는 청와대 지시로 ‘광고’를 ‘협찬’ 방식으로 편법 계약을 추진한 것도 드러났다. 광고의 경우 공개경쟁입찰과 언론진흥재단 위탁이 필수이지만, 협찬의 경우 방송사와 직접계약 및 수의계약이 가능하고 언론진흥재단 위탁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활용했다는 얘기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김상률 교육문화수석 등 4명과 외부인 6명을 지권남용 및 횡령 배임 등으로 수사의뢰를 요청했으며, 청와대 지시를 그대로 따른 김관복 교육부 고위공무원 등 3명에 대해서도 수사의뢰를 요구했다.

교과서 편찬과 집필 과정에서의 위법과 부당 행위 역시 확인됐다. 편찬기준과 관련해 청와대는 교육부에 국정 역사교과서 편찬기준 21건에 대해 수정요구를 전달했으며, 그 중 18건이 반영됐다. 편찬심의위원 구성에 있어서도 청와대는 16명 중 13명을 편찬심의위원 선정위원회의 추천순위와 무관하게 낙점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집필진 선정과정에도 개입했으며, 박근혜 대통령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과 관련해 15가지 항목에 구체적으로 지시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진상조사위원회는 국정화 반대 학자에 대해 학술연구지원을 배제하는 불법도 확인했다. 교육부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은 2016년 7월 청와대 비서실의 지시에 따라 한국연구재단에서 지원하는 학술연구지원사업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지지하는 학자가 선정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이에 대해 진상조사위원회는 김상률 교문수석과 김한글 청와대 행정관 및 역사교육정상화 추진단 부단장인 박성민 등에 대한 조치를 요구했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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