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 쇼핑몰 화재현장서 질타 “범죄적 태만, 참사 불렀다”

-화재현장 찾아 헌화 후 대책회의 돌입
-러 언론 “64명 사망자 중 41명이 어린이”

[헤럴드경제] 러시아 시베리아 도시 케메로보 쇼핑몰 화재 참사가 인재(人災)라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이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화재 현장을 전격 방문해 당국자들의 태만을 강하게 질타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64명의 사고 희생자 가운데 40명 이상이 어린이로 밝혀져 분노가 커지고 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참사 사흘째인 27일 이른 아침(현지시간) 케메로보에 도착해 곧바로 화재 현장으로 갔다.

CNBC

푸틴은 먼저 희생자들의 사진, 꽃, 장난감 등이 쌓인 추모단에 장미를 바치며 헌화한 뒤 불탄 쇼핑몰 건물 외부를 둘러보고 곧바로 주 정부 청사에서 열린 화재 피해 수습 대책회의에 참석했다.

푸틴은 회의를 시작하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냐. 전장도 아니고 탄광가스 폭발 사고도 아니다. 어린이를 포함해 사람들이 쉬러 나온 것이다. 우리가 인구 정책에 관해 얘기하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을 잃었다”고 지적한 뒤 “범죄적인 태만과 대충대충 일하는 습성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특히 2년 동안이나 해당 쇼핑몰에 대해 안전점검이 이루어지지 않은 데 대해 분노를 표시하며 연방수사위원회 위원장 알렉산드르 바스트리킨에게 참사를 부른모든 공무원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수사당국 조사 결과 화재 일주일 전부터 쇼핑몰의 화재경보기가 작동하지 않고 있었지만 수리하지 않았으며 쇼핑몰을 지키는 사설 경비업체 직원은 사고 당일 화재발생 신고를 접수하고도 방문객들에게 대피를 알리는 방송 시스템을 꺼버린 것으로 확인됐다.

또 수백 명의 관람객들이 있었던 쇼핑몰 내 영화관 출입문과 건물 비상탈출구 문 등이 화재 당시 모두 잠겨 있어 피해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푸틴 대통령은 회의 뒤 유족 및 주민 대표들과 만나 “사고를 철저히 조사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자들을 처벌하겠다”고 약속하고 “모든 책임자가 처벌될 것이라는 점을 의심하지 말라”고 위로했다.

사고 희생자 유족 수천여 명은 이날 오전부터 주정부 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정확한 사망자 수 등의 진상 공개를 요구하고, 화재 초기 너무 적은 수의 소방관들이 출동해 초동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부패가 사람을 죽인다’, ‘실제 사망자가 몇 명이냐’ 등의 글귀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진실’,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는 케메로보 주지사와 케메로보 시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현지에선 온라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실제 사망자가 300~500명에 이르며 언론에는 정확한 사망자 수를 보도하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는 소문이떠돌고 있다.

아이들의 시신을 별도 장소에 보관하고 있으며 시내 공동묘지에 200개 이상의 새로운 무덤이 나타났다는 미확인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케메로부 주정부는 이 같은 소문은 사실이 아니며 허위 소문을 퍼뜨리는자들은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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