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향하는 PB ②] 매출 3배 ‘쑥’…수출길 열리자 300여 중소업체 신바람

-PB 확대로 유통사는 경쟁력 강화, 제조사는 판로 확대
-해외수출까지 이뤄지면서 추가 매출증대 효과도
-GS리테일 “제조사명 표기 등으로 협력사 지원 강화”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저희가 만든 제품이 베트남 편의점에도 진열된 걸 보니 기분이 묘하더라고요.”(중소 음료제조사 A사 관계자)

국내 주요 유통업체들이 자체브랜드(PB) 상품 개발ㆍ확대에 열을 올리면서 제조사인 중소 협력사들도 신바람이 났다. 경쟁력 있는 PB 상품이 최근 해외 시장까지 판로를 확대하면서, 이들 제조사도 추가적 매출 증대와 브랜드 강화 효과를 동시에 누리고 있다. 

GS리테일의 대표적 자체브랜드(PB) 상품인 미니언즈 우유. [제공=GS리테일]

28일 GS리테일에 따르면 자사의 PB ‘유어스’ 상품을 생산하는 협력업체는 팔도와 같은 유명 식품 제조사부터 정화식품, 천지개벽, 썬퓨어, 라벨리, 쟈뎅, 제이앤이 등 300여곳에 달한다. 이들은 GS25와 GS슈퍼마켓에 2000여개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대표 상품으로는 팔도식품의 ‘유어스 오모리김치찌개라면’과 ‘유어스 공화춘삼선짬뽕’, 천지개벽의 ‘유어스 벚꽃스파클링’, 정화식품의 ‘유어스 아이스컵’ 등이 있다.

GS25에서 PB 상품 매출은 매년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2016년 37.4%, 2017년 41.7%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2017년 연간 판매수량 상위 10개 품목 중에서 무려 6개가 PB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PB 상품 종류를 확대하면서 유통사는 타사와 차별되는 제품으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제조사는 안정적 공급처를 확보해 매출 신장을 기대할 수 있다. GS25의 원두커피 ‘카페25’는 매년 200%가 넘는 매출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2016년 242.7%, 2017년 268.9%) 

매년 200% 넘는 매출 성장률을 기록 중인 GS25의 PB 원두커피 ‘카페25’. [제공=GS리테일]

제조사는 또 유통사 MD와 의견을 교류하며 소비자 및 유통 트렌드에 맞는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측이 ‘윈윈(win-win)’하는 상생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GS리테일에 유어스 상품을 공급하는 A사 관계자는 “대형 유통사의 빅데이터를 상품 개발에 활용함으로써 트렌드에 맞는 상품 개발이 가능했고, 개발 과정에서 다양한 카운셀링을 받아 노하우를 쌓아가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매출 역시 유어스 상품 공급 전과 비교해 약 200% 가량 신장했다. 이로 인해 최근엔 설비 증축이 이뤄졌고 직원도 약 15% 더 늘리는 등 기업체의 외형적 성장도 있었다. 이 관계자는 “베트남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하면서 추가적 매출 신장도 이뤄졌다”며 “지속적 협력 관계를 통해 다양한 신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더 나아가 GS리테일은 중소업체 자체 브랜드 강화도 지원사격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론칭한 또다른 PB ‘리얼 프라이스’ 제품명에 제조사 이름도 함께 표기하고 있는 것이다. ‘동성식품에서 만든 떡볶이’, ‘꽃샘에서 만든 현미녹차’ 같은 식이다. 일반적으로 PB 상품에서 제조사 이름은 깨알같은 글씨의 상품 정보란에만 표기되는 것과는 구분된다.

백범윤 PB개발팀장은 “경쟁사와 차별화할만한 상품 개발이 중대한 과제라는 점에서 중소 제조사와 협력은 유통사에도 중요하다”며 “중소 협력업체가 회사 이름을 알리고 싶어하는 니즈를 반영하는 등 협력사와 상생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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