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포럼] 콘텐츠 주도의 빅픽처가 필요하다!

요즘 콘텐츠수출이 시들하다. 한때 두 자리 수의 고공행진을 보였던 수출은 2010년 이후를 기점으로 기세가 꺾여 6~7%대로 뚝 떨어졌다. 2016년에는 콘텐츠 수출이 약 60억불로 예상을 밑돌았고 근래에 들어와 가장 낮은 6.1%의 수출증가율을 보였다. 콘텐츠가 한류확산에 늘 중심적 역할을 해왔던 만큼, 수출증가의 둔화는 곧 한류의 정체로도 직결된다.

글로벌 수출환경은 결코 녹록치 않다. 중국의 한류 제재가 해제되더라도 그 트라우마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일본의 혐한무드도 언제 걷힐지 기약이 없다. 영국의 브렉시트, 미국 보호무역의 여파도 가늠하기 어렵다. 당면한 4차산업혁명 대응도 선제적으로 해야 하니 갈 길이 바쁘다.

여러모로 콘텐츠수출이 중대 기로에 서 있다. 자칫 잘못하면, 소위 콘텐츠한류로 어렵게 쌓아올린 ‘소프트파워’가 단숨에 사라질 수 있다. 새로운 수출동력을 마련하고 지역별 특성에 맞는 진출 전략도 촘촘하게 짜야한다.

먼저 콘텐츠의 탈(脫)아시아전략이다. 그동안 문화적 근접성을 따져 아시아시장에만 매달려왔던 관성에서 벗어나 유럽이나 미주 시장진출에도 제대로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 문화적 공감대가 약한 서구시장의 진출방식은 응당 달라야 한다. 구호가 아닌 울림 있는 교류와 협력, 현지화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이미 글로벌 콘텐츠가 된 ‘미드’나 ‘저패니메이션’는 유력한 레퍼런스가 될 수 있다.‘아시아’를 버려야 글로벌이 보인다.

또, 여성 중심의 팬덤과 소비구조도 뛰어넘어야할 과제다. 특히 드라마나 K-Pop의 소비층은 대부분 여성이다. 전략적으로 남성을 끌어들일만한 콘텐츠 개발과 유통에도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그들을 팬덤과 소비자로 만들 수만 있다면, 콘텐츠 한류의 소비 저변도 비약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 사실 해외에서 한류드라마와 K-팝이 ‘브랜드’가 된 것은 국내에서 미니시리즈와 K-팝 아이돌이란 장(場)이 튼튼하게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민관이 협력하여 양질의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생산될 수 있도록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장과 환경조성에 더욱 힘써야 한다.

더 나아가 콘텐츠가 가진 글로벌 경쟁력과 동원력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횡단적 체계도 필요하다. 미국은 1920년대부터 일찍이‘트레이드 팔로우 더 필름(Trade follows the film)’이란 슬로건을 통해 영화와 무역의 연계를 시도했고, 일본정부 역시 2010년부터 ‘쿨 재팬(Cool Japan)’전략을 통해 콘텐츠 주도로 타산업과의 동반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콘텐츠가 갖고 있는 부가가치나 파급효과는 제조업을 훨씬 뛰어넘는다. 사람의 마음과 감성을 사로잡는 비경제적 가치까지 환산하면, 그 효과와 영향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 우리 콘텐츠의 발전 가능성을 믿고 콘텐츠를 중심으로 소비재, 라이프스타일 등을 연결해 우리의 문화와 멋도 알리고 상품과 스타일도 수출하는 국가 차원의 빅픽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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