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 오뚝이 처럼 난관 헤치며 PGA 우승권 바짝

RBC헤리티지 3라운드 1타차 공동2위

천당 지옥 오갔던 14번홀 강심장 면모

1라운드 연속 보기 후 연속 버디 만회

2라운드 트리플보기에도 6언더파 맹타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한국 남자프로 골프의 자존심, 김시우(23)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RBC 헤리티지에서 연일 위기때 마다 ‘반전’의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오뚝이의 면모를 보이며 시즌 첫 승에 바짝 다가섰다.

김시우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하버타운 골프 링크스(파71ㆍ781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보기 뒤엔 곧바로 버디로 만회하는 ‘우승 경험자’ 다운 실력을 보였다.

이번 대회에서 사흘 내내 경기 흐름이 좋기 않게 바뀔 조짐이 있어도 흔들리지 않는 샷감으로 최상위권에 재진입하는 강심장을 과시했다. 그린 주변 어프로치는 일품이었다.

▶김시우 [연합뉴스 제공]

3라운드 마지막 조에서 경기한 김시우는 첫 파 5홀인 2번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4번 홀(파3)에서 1m 남짓 파 퍼트가 빗나가며 한 타를 잃으며 흐름을 빼앗길수도 있었지만 5번 홀(파5) 버디로 곧바로 만회했다. 30야드에서 친 세번째샷이 홀컵을 살짝 빗나간 뒤, 손쉽게 버디를 챙겼다.

후반 12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빠지고, 벙커 샷마저 그린에 올라가지 못하고 왼쪽 러프로 향했지만, 침착한 어프로치로 볼을 핀에 붙여 보기로 막았다.

워터헤저드가 가로 막은 14번홀(파3)에서는 티샷이 다소 커 그린을 넘긴 뒤 홀과는 23m가 남은 러프로 공을 보냈다. 전날 벌타까지 더해 트리플 보기로 마무리한 홀이기에 또다시 위기를 맞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았지만, 어프로치를 핀 2.7m지점에 보낸 뒤 어려운 파퍼트를 성공시켜 위기에서 탈출했다.

자신감을 배가시킨 김시우는 15번 홀(파5)에서 두번째샷을 홀과 7.3m거리에 보낸 다음 가볍게 버디를 챙기며 선두와 한 타 차 공동2위로 경기를 마쳤다.

앞서 김시우는 10번홀에서 출발한 2라운드 다섯번째홀(14번ㆍ파3)에서 트리플보기를 기록했다. 티샷한 공이 그린 옆 작은 벙커에 빠진 뒤 보기로 홀아웃 했다. 그러나 퍼팅을 앞두고 실수로 모래에 손을 대 2벌타 판정을 받으면서 한 홀에서 세 타를 까먹고 말았다.

김시우는 그러나 이어진 15번 홀부터 세 홀 연속 버디를 잡았다. 18번 홀에서 파를 지킨 뒤 후반 1번 홀부터 다시 3홀 연속 버디를 더하고 5, 9번 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했다.

2라운드 경기를 마친 김시우는 “전체적으로 플레이가 잘 됐다. 트리플 보기를 한 뒤에 이렇게 잘 친 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면서 “그린 주변에서 샷 감이 워낙 좋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친 게 잘 맞아 떨어졌다”고 말했다. 트리플 보기에도 불구하고 김시우는 2라운드에서 6타를 줄였다.

1라운드에서도 김시우는 1번(파4)과 2번(파5), 6번홀(파4) 버디를 잡으며 산뜻하게 출발했다가 8번(파4)과 11번 홀(파4)에서 보기로 주춤했다. 그러나 14번(파3), 15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경기 흐름을 상승세로 반전시켰다.

최종라운드를 남긴 가운데 잉글랜드의 이언 폴터가 중간합계 13언더파 200타로 단독 선두로 올라섰고, 김시우와 미국의 루크 리스트가 한 타 차 공동 2위에 포진해 우승을 다툰다.

안병훈(27)은 이글 1개를 포함해 이날 하루에만 5타를 줄여, 중간합계 7언더파, 공동 12위에 올랐고, 김민휘(26)는 중간합계 6언더파로 공동 20위, 최경주(38)는 2언더파로 공동 53위에 자리해 있다.

톱 랭커들 가운데에는 유일하게 출전한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은 이날한 타를 잃고 공동 41위로 내려갔다.

김시우는 지난해 메이저 대회는 아니지만 메이저급으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뒤 상금 189만 달러(약 21억4000만원)를 받은 후에도 이코노미석을 이용하며 팬의 요청에 따라 인증샷을 찍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겸손한 김시우의 생활태도는 경기에서의 ‘강심장’ 면모와 통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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