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직원 연봉 7만달러 실험의 결과는?

그래비티 페이먼츠
지난 2015년 전 직원 연봉인상을 결정했던 그레비티 페이먼트

지난 2015년 4월 시애틀 소재 크레딧카드 프로세싱 기업 그레비티 페이먼츠가 모든 직원의 연봉을 7만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획기적 시험에 들어갔다.

그레비티 페이먼츠의 창업주이자 CEO인 댄 프라이스는 “최근 행복에 대한 기사를 읽었는데, 수입이 7만달러가 안될 경우 추가 수입이 이들이 삶을 크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됐고 많은 것

댄 프라이스
댄 프라이스 그레비티 페이먼트 CEO

을 느꼈다”며 “내 봉급을 삭감하고 회사의 이익금을 직원들의 처우 개선에 투입하겠다”고 밝혀 직원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레비티 페이먼츠는 가장 낮은 보수를 받고 있는 일반 사무원을 포함, 전직원의 연봉을 7만달러 이상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밝혔고 곧 실행에 들어갔다. 프라이스 대표는 100만달러 정도였던 자신을 연봉을 최저임금인 7만달러로 대폭 삭감하고 예상 순익 220만달러 중 약 80%를 직원 연봉 인상에 사용했다. 연봉이 인상되면서 직원 중 30명은 연봉이 2배 이상 늘어났다.

획기적 실험에 들어간지 3년이 지난 지금 과연 그레비티 페이먼츠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전 직원 연봉인상 결정 이후 반 년 만에 회사 매출과 순이익은 두 배로 뛰었다. 직원들이 높아진 연봉으로 렌트비가 비싼 회사 인근으로 이사해 오면서 출퇴근 시간이 줄었고 임직원의 자녀 출산은 5배나 늘어난 것으로 알려진다. 이직률도 이전에 비해 18%포인트나 줄었다.

물론 임금 상승에 따른 부작용도 있었다. 공동창업자인 친형 루카스 프라이스가 “회사를 위험에 빠뜨렸다”며 소송을 걸었고 고임금을 받던 일부 직원이 새 정책에 반발해 회사를 떠났다.

고용전문가들은 그레비티 페이먼츠가 인건비를 가급적 절감하기 보다는 생산성이 임금을 따라간다는 효율성 임금 이론을 따라간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지적한다. 효율성 임금 이론이란 노동자 개개인의 생산성이 봉급을 늘린다는 이론에 반대해 높은 임금이 생산성을 늘린다는 주장을 내세운다. 임금이 늘어나는 만큼 더 좋은 음식을 먹고 스트레스가 줄어드니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것이 효율성 임금 이론의 핵심이다.

그레비티 페이먼츠의 직원들이 ‘이렇게 좋은 조건에 이만한 연봉을 주는 곳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생산성은 더욱 올라갔다. 임금이 높아지며 이직이 줄어 해고와 신규채용에 드는 비용을 절약했고 소문을 듣고 우수한 인재가 몰려드니, 생산성은 더욱 향상됐다.

미 경제학자들은 “그레비티 페이먼츠트의 실험성공에 월마트와 같은 대기업도 이를 따라 하기 시작했다”며 “모든 기업에 적용되지는 않겠지만 그레비티 페이먼츠의 사례는 인건비를 줄이는 것만이 기업의 이윤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는 사례를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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