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TPP 재가입, 대가 따를 것…트럼프 임기 내 어려울 수도”

WSJ “기존 회원국-미국, 서로 양보 요구할 것”
11개 회원국 모두 동의해야
내년 봄 이후에나 협상 가능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재가입 검토를 지시한 가운데, 실제로 이를 실행하려면 미국과 기존 회원국들 간에 진통이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미국의 TPP 재가입에는 대가가 따를 것”이라며 “기존 회원국들과 미국은 서로 새로운 TPP에 대한 양보를 모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진=AP연합뉴스]

전문가들은 TPP에 복귀하려는 백악관의 노력은 커다란 도전과 협상에 직면해 있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 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미국의 TPP 협상 대표를 지낸 바바라 위젤은 “TPP 회원국들은 증거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TPP 복귀에 대해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멕시코, 칠레,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기존 11개 TPP 회원국은 기존에 미국과 합의한 TPP의 일부 조항을 수정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협상을 타결, 지난 3월 서명했다.

CPTPP는 이르면 내년 봄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국의 TPP 재가입 협상은 빨라야 내년 봄 이후에나 시작될 수 있다.

또한 미국이 TPP에 재가입하려면 기존 회원국 모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각 회원국은 거부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제안됐던 것보다 상당히 나은 거래”가 성사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

CPTPP 참가국들의 경제 규모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13%에 해당한다. 미국이 참가할 경우 전 세계 GDP의 약 38%를 차지하는 TPP의 경제 규모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셈이다.

기존 회원국 입장에서는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의 TPP 복귀에 따른 수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지만, 미국이 예전 TPP보다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해 그동안 협상 과정에서 어렵게 이룬 ‘이익의 균형’을 흔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CPTPP 합의 때 기존 TPP 조항들 가운데 미국에는 유리하지만 다른 국가에는 불리한 지식재산권 보호 기간 등 20개항의 시행을 보류했는데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도 민감한 부분이다.

제프리 쇼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TPP 재가입은 자동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회원국들이 미국에 양보를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TPP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협상에서 포기 대신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회원국들에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관세 인하 등 자국의 무역적자 축소를 위한 압박을 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공화당의 존 튠(사우스다코타) 상원의원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직후 “우리는 농업 시장 확대를 원한다”고 밝혔다.

오는 17∼18일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은 미국이 TPP에 복귀할 의사가 실제로 있는지, 그렇다면 향후 협상은 어떻게 이뤄질지 가늠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위젤은 미국이 일본을 중심으로 한 협상에서 TPP 개선을 위한 노력을 벌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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