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민 ‘몸 바뀐’ 리얼연기 흡입력 있네!

‘우리가 만난 기적’서 1인2역 화제

송현철A의 몸으로 인생을 살게 된 송현철B의 복잡한 상황을 소화해낼 수 있는 배우가 몇 명이나 있을까?

김명민이 1인 2역 연기로 폭넓은 연기력을 재입증하며 드라마를 하드캐리하고 있다. 이순신, 장준혁, 강마에 등 맡은 역할마다 인생캐릭터로 만들어버리는 김명민은 KBS 월화극 ‘우리가 만난 기적’에서도 ‘육체임대’라는 설정을 잘 살려내며 극을 이끌고 있다. 초반 사회적 성공을 거머쥔 최연소 은행지점장 송현철A(김명민)로 상대에 대한 배려심 없는 강렬한 무개념 카리스마를 발산했던 그는 운명이 뒤바뀌는 사고 이후 송현철B(고창석)의 영혼이 깃든 변화된 모습을 디테일하게 표현했다. 몸이 기억하는 송현철A의 습관과 더불어 기억까지 떠오르게 되면서 정체성에 심히 혼란을 겪는 상황을 리얼한 연기로 흠뻑 빠지게 만들었다.

곽효주(윤지혜)의 거짓말에 속아 송현철A가 자신의 대출을 조작했다고 알던 그는 사고 후 송현철A가 입원한 기간에 대출이 변제되었다는 수상한 정황을 포착했다. 대출 승인자 또한 휴직 중으로 앞뒤가 맞지 않아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꼈다.

이에 송현철A가 생전에 회의하던 영상을 보며 명예를 중시하는 사람이었음을 파악하고, 곽효주를 불러 은밀하게 추궁하면서 그가 뒤집어 쓴 누명을 벗을 수 있을지 궁금증을 더했다.

또한 송현철B의 가족들 앞에서 무장해제 되는 순간은 감탄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아들 송강호(서동현)와 본래의 딸 송지수(김환희)의 다툼에 학교를 찾은 그가 송지수의 편을 들거나 조연화(라미란)를 만났을 때 곳곳에서 새어 나오는 송현철B 영혼의 걸러지지 않은 속마음이 웃픈 미소를 자아냈다. 김명민은 송현철A의 몸으로 인생을 살게 된 송현철B의 복잡한 상황을 심도 있게 표현하며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육체 임대’로 삶을 지속하는 캐릭터와 혼연일체 돼 연기 파워를 드러내고 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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