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국제입양단체 ‘어답티 허브’의 에이미 인자 나프즈거..

에이미 인자
국제입양단체 ‘어답티 허브’의 에이미 인자 나프즈거 회장

“국내외 한인 입양인들의 자생적 단체들과 연계해 친가족 찾기와 모국 방문 활성화를 도울 겁니다. 전 세계 입양단체들과의 연대에도 힘써 입양인 권익 신장에 앞장서겠습니다.”

지난 4월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비영리 국제입양단체인 ‘어답티 허브’(Adoptee Hub)를 설립한 에이미 인자 나프즈거(46, 한국명 진인자) 회장은 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각오를 내비쳤다.

그는 “입양인이 주축이 된 단체들은 모국 사정을 잘 몰라 정부 지원을 제대로 못 받는 경우가 많은 데다 상근자들도 자원봉사자라서 조직력이 약하다”고 지적하면서 “국제 연대가 약한 입양인 단체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협업을 통해 서로 도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입양인연대 ‘골’(GOAL)의 창립자이기도 한 나프즈거 회장은 지난 4월 29일 열린 서울시청에서 열린 20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방한했다.

그는 “20년 전만 해도 입양인들 사이에서 ‘모국에서는 입양인 출신이란 사실을 숨겨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차별이 심했다”며 “이제 입양특례법이 생겼고 정부 지원도 늘어났지만 부정적 인식은 여전하다.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님에도 모국에서의 냉대에 또 한 번 상처를 받는 게 현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나프즈거 회장은 4살이던 1975년 전주에서 미국으로 입양돼 위스콘신에서 성장했고, 미네소타 오스버그 칼리지에서 사회복지·사회학을 전공했다. 1996년 모국으로 건너와 1998년 ‘골’을 창립해 2003년까지 사무총장으로 봉사했으며, 현재는 미네소타 주 정부의 입양부서 책임자로 근무하고 있다.

‘어답티 허브’의 역할에 대해 그는 “입양서류 분석에서부터 DNA 확인 등을 통해 입양인과 친가족 상봉을 돕는 ‘뿌리 찾기 서비스’와 친가족 재회 및 정체성 확립을 위한 ‘모국 방문 지원’, 상봉 후 지속적 관계 유지를 위한 ‘재회 이후 서비스’, 입양인 예술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입양인 영화·예술 페스티벌 개최’ 등에 집중할 것”이고 소개했다.

또 “입양인 관련 기록물, 구술자료, 사진 및 도서 등을 한자리에 모으는 ‘입양도서관’ 설립도 추진한다”며 “재외동포의 한 축이자 한민족의 자산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인식·처우 개선 캠페인 활동도 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나프즈거 회장은 입양인을 돕는 활동에 20년 넘게 헌신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관련 기록이 부실해 아직 친가족을 찾지 못했다. 그는 “친가족 상봉은 고사하고 소재조차 파악 못 해 낙담하는 입양인들이 많다”며 “입양을 부끄러운 일로 바라보는 인식이 바뀌어야 제대로 된 기록을 남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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