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푸드 ‘대박라면’, 할랄시장서 대박 났네

-할랄인증 ‘대박라면’ 200만개 판매돌파
-우리토종맛으로 무슬림 입맛 사로잡아
-평창올림픽서 얻은 노하우 현지서 먹혀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칼칼한 김치맛 라면을 먹고 ‘시원하다’를 외치는 무슬림의 모습. 말레이시아에서 요즘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보다 더 한국적일 수 없는 한국 ‘토종입맛’에 무슬림들의 지갑이 열리고 있다. 신세계푸드가 선보인 ‘대박라면’이 출시 한달 만에 200만개 판매를 돌파하며 말레이시아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신세계푸드는 9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본사에서 열린 ‘할랄푸드 아카데미’에서 이같은 성과를 공유하며 할랄시장 공략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내놨다.

[사진=말레이시아 현지마트에서 신세계푸드가 할랄시장 공략을 위해 내놓은 ‘대박라면’ 시식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대박라면 김치맛ㆍ양념치킨맛 2종은 할랄시장 공략을 위해 신세계푸드가 전략적으로 개발한 제품이다. 동남아 무슬림을 타깃으로 할랄인증 기관 중에서 최고 권위로 꼽히는 말레이시아의 자킴(JAKIMㆍ이슬람개발부) 할랄 인증을 받았다. 그 결과 대박라면은 출시 한달 만에 200만개, 1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당초 계획했던 연간 목표 80억원의 20%를 달성했다. 특히 대박라면 봉지라면(4개입)의 가격이 18.8 링깃(5155원), 컵라면 4.6~5.2 링깃(1261원~1425원)으로 현지 라면보다 3배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올린 실적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양성용 신세계푸드 사업기획팀장은 “한류 인기가 뜨거운 동남아에서 가장 한국적인 메뉴인 김치와 양념치킨 라면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무슬림이 제품 구매 시 가장 중시하는 자킴 인증으로 신뢰를 높인 점도 주효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부터 한국식품연구원과 김, 떡볶이떡, 소스, 고추장 등 10개 할랄푸드 개발ㆍ인증을 해온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말레이시아 식품업체 마미더블데커와 합작한 신세계마미를 설립하며 할랄시장 공략을 알린 바 있다. 이후 2018평창 동계올림픽 할랄존 운영으로 조리ㆍ유통 노하우를 얻고 할랄시장 공략에 자신감을 더했다. 신세계푸드는 이러한 경험에 올반LAB의 차별화된 연구개발(R&D) 역량을 이용, 본격적인 할랄시장 정복에 나설 계획이다.

공병천 신세계푸드 올반LAB 상무는 “올해 2000억원 규모의 말레이시아 라면시장에서 5%의 점유율을 달성하고 내년부터 고추장, 간장, 불고기 등의 할랄 인증 소스를 활용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동남아 시장에서 한식 소스를 활용한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과 가정간편식 제조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무슬림 입맛을 잡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관련업계에 따르면 할랄식품 시장은 2020년 2조6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식품시장의 17%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이에 CJ제일제당, 대상, 삼양식품, 농심 등 국내 식품사들도 할랄인증을 받고 할랄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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