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신용등급 올라갈까…무디스 이어 S&P도 평가 착수

대북 리스크 완화로 신용등급 상향 기대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지난달 무디스에 이어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국가신용등급 평가단이 15일 한국을 방문해 최근의 남북관계 개선과 북한 핵폐기 논의 등을 감안한 국가신용등급 평가에 착수해 한국의 신용등급 향상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이 북핵 위기와 이로 인한 한반도 정세불안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신용등급 상향을 막는 주요 장애물로 지적해왔던 만큼, 최근의 정세변화를 반영할 경우 신용등급 또는 등급전망이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기획재정부는 S&P 평가단이 15일 한국을 방문해 17일까지 기재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경제ㆍ금융 관련 부처와 기관은 물론, 국방부와 통일부 등 안보 관련 부처를 방문해 연례협의를 갖는다고 밝혔다.

킴앵 탄 S&P 아태지역 국가신용등급 담당 선임이사를 단장으로 한 평가단은 최근 한국의 경제동향과 경제정책 방향 등 거시경제 부문은 물론 통일ㆍ안보 분야에서 대북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의 진전 상황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ㆍ협의할 계획이다.

평가단은 또 재정ㆍ공공 부문에서 중장기 재정건전성과 공공기관의 부채관리에 대해, 금융 부문에서는 가계부채와 금융시스템의 안정성 등에 대해, 대외리스크 부문에서는 미국 통화정책 정상황에 따른 영향 등에 관심을 갖고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17일 평가단을 만나 남북관계와 경제정책 방향 등을 설명하고 긍정적 평가를 당부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대북 지정학적 리스크의 획기적인 진전이 국가신용등급에 얼마나 반영될지 여부다.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으로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튼데 이어, 다음달 12일 열린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핵의 영구적 폐기와 북한 경제개발 지원 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로드맵이 제시되는 등 긍정적 신호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번 남북ㆍ북미 정상회담과 중국ㆍ러시아 등 주변국들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체제 및 신뢰구축 방안이 구체화할 경우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와 이로 인한 ‘코리아 디스카운트(저평가)’ 해소의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 더욱이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가 해제되고 투자ㆍ개발이 본격화할 경우, 수요부족과 저성장 위기에 봉착해 있는 한국경제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은 연례협의 후 2~3개월 이내에 신용등급 리뷰 결과를 발표한다. 때문에 7~8월에는 S&P의 평가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무디스는 남북 정상회담 이전인 지난달초 연례협의를 마쳐 6~7월에 평가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무디스와 S&P는 한국에 대해 세번째로 높은 Aa2 및 AA 등급과 ‘안정적(stable)’ 전망을 부여하고 있다. 한국으로선 역대 최고 등급이다. 이는 영국, 프랑스, 쿠웨이트, 아부다비 등과 같은 등급이며, 대만보다 1단계, 일본과 중국보다는 2단계 높은 것이다.

한국은 거시경제와 재정 및 외환건전성 측면에서 선진국과 비교해 상당히 양호한 상태이지만, 급격한 저출산ㆍ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와 가계부채 등에서 상당한 리스크를 안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근본적 해소에 이르려면 아직 넘어야 산들이 많다.

때문에 이번 연례협의 후 한국 신용등급이 바로 상향조정되기보다는 최근의 정세변화를 감안해 등급전망을 ‘긍정적(positive)’으로 변경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긍정적’ 전망도 신용등급 상향조정의 신호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역사적인 전환점을 향해 한발한발 다가가고 있는 남북 및 북미 관계가 한국 신용등급 향상의 신호탄을 쏘아올릴지 주목된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