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컵 사태 한달…조직화하는 대한항공 ‘乙의 반란’

- 대한항공 제보자인 ‘관리자’ 조직ㆍ체계화 전망
- 경찰ㆍ검찰ㆍ공정위등 칼날 더욱 날카로워질 듯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로 촉발된 대한항공 사태가 한달이 넘었다.

총수 일가와 관련한 각종 제보와 비리 증언 들을 내놓던 대한항공 직원들이 보다 조직적인 움직임을 준비 중이다.

그간 익명의 채팅방에 모여 산발적으로 총수 일가 관련 제보와 증언을 내놓던 대한항공 직원들이 체계적으로 활동하기 위해 움직임을 시작한 것이다.

지난 12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대한항공 직원연대가 조양호 회장 일가 퇴진과 갑질 근절을 위한 2차 촛불집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익명의 채팅방 5곳을 운영하는 ‘관리자’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직원은 공지문을 통해 ‘직원연대’ 구성계획을 알렸다. 조직구성 목적을 “조양호 회장 일가와 경영진의 완전한 퇴진을 위한 사정기관 협조 및 자료수집과 직원연대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다”고 밝혔다.

이들 직원연대 활동계획으로 각 사정기관 업무 협조 및 청원, 언론사 제보 및 보도작성 배포, 집회 준비 및 주관 시행, 사측의 불법행위 및 채증을 통한 불이익 처우 증거 수집 및 고발, 직종별 불법 비리 수집 및 고발 등이다.

‘물벼락 갑질’ 논란 이후 대한항공 해외지점ㆍ직원을 통한 총수 일가의 밀수·탈세 의혹, 필리핀 가정부 불법 고용 의혹 등 많은 제보와 증언이 익명 채팅방을 통해 제기됐다. 제보와 증언이 하나둘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수사기관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하게 하는 등 힘을 발휘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보안상의 이유를 들어 모든 제보를 익명 채팅방이 아닌 ‘관리자’의 개인 텔레그램으로 수집했기 때문이다.

그간 이들 제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경찰과 검찰, 관세청, 공정거래위원회, 출입국관리사무소 등 정부기관이 조양호 회장 일가를 겨냥해 압박하고 있다.

이들 직원이 조직화할 경우 보다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조양호 회장은 고(故) 조중훈 회장의 해외 보유자산을 물려받으면서 상속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은 단서를 국세청이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은 출국금지 조치됐다. 공사장 직원들에서 삿대질을 하고 밀친 것 등이 문제가 됐다.

차녀인 조 전무도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이뿐만 아니라 밀수 의혹, 진에어 면허발급 문제 여부 법리검토 등도 들어가면서 조 회장 일가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이 직접 나서지 않을 경우 이 사태의 해결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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