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ㆍ이란엔 폐기하라면서 미국은 핵전력 ‘본격 증강’

NYT “사바나강 핵단지서 차세대 핵무기 부품 ‘핏’ 생산”
자몽크기에 히로시마 원폭 1000배 위력
잠수함 발사 저강도 핵무기도 개발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이란 핵협정을 탈퇴하고 북한에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정작 자국은 핵무기를 증강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정부가 본격적으로 핵전력 증강에 나섰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국방부와 에너지부는 지난 10일 저녁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사바나강 원자력연구단지에서 차세대 핵무기의 핵심 부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으로 ‘6월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예고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의 일이다.

[사진=게티이미지]

사바나강 핵단지에서는 노후화한 핵무기를 수백 개의 핵무기로 전환하는 작업이 진행될 계획이다.

특히 ‘핏(pit)’으로 불리는 핵심 부품이 생산될 예정이다. 핵탄두 내부에 장착되는 핏은 자몽 크기에 불과하지만 폭발력은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1000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는 매년 80개의 핏을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사바나강 핵단지에서 50개, 핵무기 연구의 산실인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에서 30개를 각각 만들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별도로 하원 군사위원회 산하 전략군소위원회는 지난주 잠수함 발사 저강도 핵무기를 개발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저강도 핵무기는 폭발 위력을 낮춰 타격 범위와 인명 피해를 최소화한 실전형 핵무기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압박 효과가 크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로저스 소위원장은 “이번 결정은 러시아의 새로운 군비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NYT는 “미국이 다른 국가의 핵 폐기를 압박하면서 자체적으로 핵 능력을 강화하는 게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라며 “핵확산금지조약(NPT) 자체가 미국·러시아·중국·영국·프랑스의 핵 보유를 인정하고 다른 국가의 핵무기 개발을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핵 강대국들이 핵전력 증강 경쟁을 벌이면 그만큼 핵 전쟁의 위기가 커질 수 있고, 다른 국가의 핵 폐기를 설득하기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pink@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