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화약고’ㆍ‘이-팔 공존의 도시’…예루살렘은 어떤 곳?

3대 종교 성지ㆍ국제사회 관할지역
미완의 전쟁, 예루살렘서 이-팔 주민 공존
‘유대인 표심’…정치적 손익계산 있었나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주재 미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유혈사태’로 번졌다. 이날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가자 지구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에 반발하며 시위에 뛰어들었다가 사망한 팔레스타인인만 최소 59명으로, ‘최악의 학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은 이날 이런 충돌의 배경엔 양측이 ‘포기할 수 없는 땅’인 예루살렘이 있다면서 이를 소개했다.

[사진=EPA연합뉴스]

▶ 핵심은 ‘성지 주권’ 다툼 = 예루살렘은 세계 3대 종교인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성지다. 유엔은 1947년 11월 예루살렘의 종교적 특수성을 고려해 국제사회 관할 지역으로 규정했다. 어느 나라의 땅도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과 동시에 1차 중동전쟁을 거쳐 서예루살렘을 수도로 선포했고, 1967년 3차 중동전쟁으로 동예루살렘을 점령했다. 이와 관련해 국제 사회는 당초 약속대로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팔레스타인은 독립국가 건국 후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삼겠다고 주장하는 상태다. 이스라엘 주재 외국 대사관도 이런 특수성을 감안, 예루살렘이 아닌 텔아비브에 자리 잡고 있다.

▶ 예루살렘에는 누가 사나…미완의 전쟁 = 예루살렘에는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이 함께 살고 있다. 이스라엘 통계청에 따르면 예루살렘에는 이스라엘 인구의 약 10%인 90만명이 산다. 유대인 비중은 1998년 69.5%에서 62.3%로 줄었다. 팔레스타인인의 경우 이 기간 30.5%에서 37.7%로 늘었다. 주로 동예루살렘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은 이스라엘 영주권 보유자다. 이들은 이스라엘에서 일할 수 있고, 각종 사회적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이는 시민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NYT는 “팔레스타인인이 시민권을 신청할 수도 있지만 정치적 이유로 그렇게 하지 않으며 통과되는 경우도 극히 드물다”고 전했다.

경제력 차이도 극명하다. 동예루살렘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의 76%는 빈곤선 아래서 생활한다. 유대인 거주자의 23%가 이런 생활을 하는 것과 비교된다. 아랍 지역의 1인당 월평균 소득은 유대인 지역보다 40% 낮다.

▶ 국제사회 만류에도…트럼프, 미 대사관 이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이스라엘 건국 기념일(5월14일)에 맞춰 미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공표했다. 팔레스타인 입장에서는 유대인에게 터전을 빼앗긴 ‘나크바’(대재앙)의 날에 미국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겠다는 폭탄을 날린 셈이다.

이 결정은 이스라엘 건국 후 70년간 유지된 미국의 중동정책을 뒤집은 것이기도 하다. 역대 미 대통령들은 ‘중동의 화약고’에 불을 붙이는 상황을 피하고자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것을 피해왔다.

이는 정치적 손익계산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으로 부유층 백인과 복음주의 기독교계, 유대인을 꼽았다. 이들을 놓치면 오는 11월 중간선거 승리는 물론 2020년 재선 도전도 어려워진다. 이 외에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은 유대인 출신으로, 대 이스라엘 정책에 깊게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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