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판사 10명 중 7명 “미확정 판결문 인터넷 공개 반대”

- 법원행정처 판사 대상 설문조사
- 현행 비실명 처리 방법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도 66%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현직 판사 10명 중 7명은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의 판결문을 인터넷에서 열람ㆍ복사하도록 하는 방안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행정처는 지난달 16일~27일 전국 법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바람직한 판결서 공개 제도에 관한 법관 설문조사’의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전국 법관 2983명 중 1117명(37.5%)이 설문에 응답했다.

대법원 전경

조사 결과에 따르면 판사들은 미확정 판결문의 인터넷 열람ㆍ복사 등이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민사사건의 경우 70%, 형사사건에 대해선 78.3%가 반대했다.

또 응답자의 57.5%가 임의어 검색을 통한 형사사건 판결문의 인터넷 열람ㆍ복사 등이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부정적으로 답했다.

이 밖에 판결문 비실명 처리 방법에 관해선 응답자 중 66.1%가 현행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현재 하급심 미확정 판결문은 대법원 법원도서관에서 열람하거나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아볼 수 있다. 대법원 확정 판결문의 경우는 비공개 결정이 있거나 가사 판결문 등 비공개 대상 이외에는 모두 공개되고 있다.

판결문 공개 문제는 국민의 알권리와 개인정보 보호, 두 가지 가치가 대립하는 사안이다. 판결문에는 소송 당사자의 주소나 이름, 주민번호 등이 기재돼 있고, 기업사건의 경우 영업비밀이 노출될 우려도 있어 판결문 공개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특히 성범죄 사건의 경우 피해 상황이 노출돼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점도 지적된다.

반면 국민의 알 권리 충족과 재판의 공정성,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해 판결문을 일반에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난 12일 대한변호사협회는 총 세 건의 대법원 판결 및 그 하급심 각 판결서에 대한 정보 공개를 대법원에 청구하며 “판결문에 대한 정보공개는 헌법적 요청”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 알 권리가 부당히 제한됐다는 이유로 사법접근성 제고를 위한 예규 등의 합리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법원 관계자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와 추가적인 의견수렴 결과를 반영해 향후 우리 실정에 맞는 판결서 공개제도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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