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비, 집값전쟁 ④] 지역이기주의라는 ‘님비’, 우유부단한 정치권도 문제

-주민반대에 지하철 등 건설 공약…상당수 ‘공수표’
-필수시설도 주민반대로 ‘스톱’…일관된 정책 필요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님비(NIMBY) 문제를 놓고서 정치권의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정치권의 우유부단한 정책이 님비 문제를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표를 의식하는 선출직 공무원들이 주민들이 ‘혐오시설’이라며 반대하면 꼬리를 내리는가 하면, 시설 유치의 반대급부로 내건 시설 설치에도 소극적이었다.

청년주택 건설계획이 진행되고 있는 강동구 성내동의 서울상운차량 부지. [사진=김성우 기자/[email protected]]

최근 청년임대주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강동구 지역 주민들은 이에 큰 불만을 드러냈다. 이 지역에서는 최근 ‘시설 유치’와 관련된 두 가지 집회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성내동 지역의 청년임대주택 건립반대 집회와 고덕동 지하철 9호선 연장 개통 관련 시위다.

서울시는 지난 2011년 고덕동 보금자리지구를 짓는 조건으로 주민들에게 지하철 9호선 연장개통을 약속했다. 현재 잠실 종합운동장까지만 운행하는 9호선을 2025년 강동구까지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중앙 정치권에서 예비타당성 조사 발표에 미온적으로 나서고 있는 탓이다. 예비타당성 조사는 도시전철 착공에 필수적인 요소다. 최근에는 고덕지구를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지나가도록 예정돼 있어, 9호선과 공사구간이 겹칠 경우 공사기간이 10년이상 이어질 것이란 이야기도 나왔다.

청년주택 건설계획이 진행되고 있는 강동구 성내동의 서울상운차량 부지. [사진=김성우 기자/[email protected]]

주민들은 크게 반발했다. 주민 1500여명은 지난 1일 5호선 고덕역 이마트 앞 광장에서 궐기대회를 열고 가두시위를 진행했다. 

12일 오후 강동구 명일역에서 만난 직장인 김태석(42) 씨는 “정치권이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하지 않나”라며 “9호선이 조기착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30) 씨도 “이곳에 이사올 때는 지하철 9호선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는데, 건설이 지지부진하니 당황스럽다”고 털어놨다.

정치권은 시설 유치에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표를 의식해 일부 주민반대시설이 들어설 때면 상응하는 대가를 내걸었다가 “해보니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는 일이 반복돼 주민들의 불만은 하늘을 찌른다.

인근 35층 청년임대주택이 들어설 예정인 성내동 인근 주민들도 “정치권을 못믿겠다”고 주장했다. 주민 이모(61ㆍ여) 씨는 “청년임대주택이 들어오고 8년 뒤면 민간 소유로 시설이 완전히 변경되는데, 그러면 이곳 임대업자들은 생활에 문제가 생긴다”면서 “이곳 임대사업자들의 고충을 해결해줄 대안이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35층짜리 거대한 건물이 들어오면 조망권도 침해받는다”면서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줄 것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나 지자체가 추진했던 역점 사업들이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되거나, 선거에 맞춰 휘청인다. 서울시가 침수피해를 위해 만들려던 잠원2빗물펌프장은 강남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가락동 인근에선 노인센터 반대 민원이 빗발쳤고, 버스 차고지 건설도 무산된 경우도 있다. 서울시가 진행중인 용산마스터플랜, 압구정ㆍ위례신도시 개발사업 등도 선거까지 조사결과 발표가 지연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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