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42% 급증…작년 피해액만 2500억

-경찰, “범죄 기술 진화ㆍ경각심 둔화 영향”
-10명 중 9명, “보이스피싱 잘 안다” 응답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보이스피싱이 지난해에만 42%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해 피해액은 2500억원에 달했다.

16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보이스피싱 건수는 2만4259건으로 2016년보다 42.4% 늘어났다. 피해액 규모도 2470억원으로 지난해에 대비해 68.3% 급증했다. 매일 평균 67건의 보이스피싱으로 6.7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발생한 보이스피싱도 벌써 1만1196건으로 집계됐다. 피해액만 1184억원에 달한다.

올해 가장 많이 발생한 보이스피싱유형은 대출사기형으로 총 5523건(81%) 발생했다.

대출사기형은 금융기관을 사칭하여 대환대출, 신용등급 상향, 보험료, 공증료 납부 등 대출에 필요하다며 갖은 명목으로 선 입금을 요구하는 수법이다. 사칭 대상은 캐피탈이 33.3%이 가장 높았고, 시중은행이 28.2%, 저축은행이 21%로 그 뒤를 이었다. 이로 인한 피해금액도 전체 피해금액의 66%를 차지했다.

대출사기형 보이스피싱의 피해자는 40ㆍ50대 남성이 37%로 가장 많았다.

경찰ㆍ검찰ㆍ금감원 등을 사칭해 범죄에 연루되었다거나 대포통장 개설 등을 빙자해 불법자금인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거나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며 돈을 요구하는 ‘기관사칭형’도 1649건 발생해 29.2% 증가했다. 이 가운데 검사를 사칭한 사례가 1590건으로 전체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의 74.6%를 차지했다

대출사기형 보이스피싱의 피해자는 20ㆍ30대 여성이 70%로 가장 많았고 피해금을 사기범이 알려준 계좌로 이체(50%) 하거나 금감원 직원 등을 사칭한 범인에게 직접 건네는 사례(42%)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경찰은 범죄 기술이 급속도로 진화하는 동안 시민들의 경각심이 둔화되고 있는 점을 보이스피싱의 주요 증가 요인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경찰청이 지난 3월 민간업체를 통해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에 대한 국민 인식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보이스피싱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거나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90%에 달했다.

보이스피싱의 주된 피해자로는 60대 이상의 여성이라는 답변이 54%를 차지했다. 그러나 실제로 보이스피싱 피해가 집중되는 연령층은 40ㆍ50대 남성(31%)과 20ㆍ30대 여성(23.6%)으로, 60대 이상 여성 피해자의 비율은 3.8%에 불과하다.

경찰 관계자는 “기관사칭형 피해가 집중된 20ㆍ30대 여성이나 대출사기형 피해가 집중된 40ㆍ50대 남성 모두 스스로가 보이스피싱의 주된 피해대상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누구나 보이스피싱의 피해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경찰청이나 금감원 등에서 제공하는 범죄수법이나 예방방법, 행동요령 등에 대해 평소 관심을 갖고 숙지할 것으로 조언했다. 경찰청ㆍ금감원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보이스피싱 지킴이’ 홈페이지에 방문하면 실제 사기범의 목소리, 주요 범죄수법, 예방방법, 피해구제 절차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경찰은 또 경찰ㆍ검찰ㆍ금감원이 현금인출나 계좌이체를 요구한다거나 금융기관이 대출에 필요하니 선입금을 요구하는 경우는 무조건 보이스피싱을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사기범에 대해 강력히 단속하는 한편, 금감원 등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조로 피해를 줄여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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