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공예 장터앱, 일자리 4000개 만들다

중계서비스 ‘백패커’김동환 대표
연매출 1억이상 작가만 40명
1분기 거래금액 100억원 돌파
“국내 벗어나 해외판로도 개척”

자본금 100만원으로 2014년 6월 시작한 서비스가 4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분기당 거래액은 2018년 1/4분기에 100억원을 넘었다. 핸드메이드 작가들의 수공예작품 거래를 중계하는 플랫폼 ‘아이디어스(IDUS)’의 얘기다.

한국은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금속공예’ ,‘가죽공예’, ‘도자공예’와 같은 공예를 대학에서 학문으로 가르치는 국가다. 그러나 공예전공자들의 졸업 후 진로는 막막했다.

수공예품 플랫폼 ‘아이디어스’를 서비스하는 스타트업 ‘백패커’의 김동환 대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거리에 좌판을 깔고 자신들이 만든 공예품을 만들거나 입시학원으로 향하거나, 아니면 배고픈 예술을 하는 게 선택지의 전부였다. 아이디어스를 서비스하는 백패커의 김동환 대표는 그런 현실이 안타까웠다.

“같이 살던 친구가 도예를 전공했습니다. 능력있고 성실한데 졸업을 하고 생계를 유지할 방법이 없었죠. 주변을 둘러보니 유학도 다녀오고 했는데 할 게 없어서 거리에서 3분 초상화 그리고 있더군요. 작품을 판매할 수 있는 채널이 없어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업작가들의 연 수입 평균은 1255만원에 불과했다. 학생운동권의 마지막 세대라고 스스로를 칭한 김 대표는 사회학을 전공하며 농민, 노동자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 김대중 정권 말기 거세게 밀어닥친 민영화의 물결에 저항했지만 쉽지 않았다. 공예 전공자들이 사회적으로 저평가되는 현실에 눈을 떴다.

김 대표는 검색 포털 ‘다음’에서 제휴 마케팅을 하며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다. 2년차에 접어들자 1년차때 했던 업무와 크게 다를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듬해 미디어 스타트업으로 자리를 옮겨 해외 진출까지 압축적인 성장을 경험하고 창업을 결심했다.

“처음에는 자본금 100만원, 팀원은 저를 포함해서 3명이었습니다. 백패커처럼 자유롭게 일을 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게 목표였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돈을 안정적으로 벌어야 할 필요가 있더라고요. 초기 기업에, 너무 흔한 아이디어라는 평가를 받으며 투자는 엄두도 못냈고, 대출도 힘들었습니다. 정부 지원 사업도 제약이 따랐고요. 일단 유료앱을 만들어서 수익구조는 만들기로 했습니다.”

백패커는 이후 유료 앱을 40개나 쏟아냈다. 이 중 상당수가 국내 유료 앱스토어 1위를 기록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유료앱을 판매한 1위 개발사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팀원 3명이 풍족하게 생활 할 수 있는 정도의 수입이 고정적으로 확보됐다. 김 대표는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처음에 구상했던 수공예 플랫폼을 만드는데 집중했다.

“공예진흥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수공예 시장은 10조 5000억원입니다. 금속공예부터 수제가구까지 넓은 분야에 걸쳐 있죠. 구매자들을 모으기 위해선 먼저 좋은 작가들을 섭외하는게 우선입니다.”

김 대표는 각종 플리마켓, 전시회 등을 돌아다니며 작가를 모셔왔다. 대학 공예과들과 MOU도 맺었다. 입소문이 나면서 구매자들이 하나 둘 늘었다. 고무적인 부분은 높은 재구매율이다.

“한번 높아진 문화적 취향은 낮아지기 힘듭니다. 옛날에는 싼 값에 좋은 기성품을 사는 게 소비 트렌드였다면, 이후엔 비싼 값에도 유명 브랜드의 기성품을 샀지요. 그런데 최근엔 하나의 제품을 사도 나만을 위해 만들어진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1월에는 아이디어스를 통해 월 매출 1억을 넘긴 수제구두 제작업체가 등장했다. 지난해 연 평균 매출 5000만원을 달성한 작가는 130명, 연매출 1억 이상을 올린 작가 수도 40명에 이른다. 누적 거래액은 560억원을 넘어섰다.

“여기까지 오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작가들과 함께 수공예품 시장을 키워간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제 국내 뿐 아니라 해외 판로도 넓힐 수 있도록 작가들과 같이 성장할 수 있는 아이디어스가 되겠습니다.”

김진원 기자/jin1@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