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공격 후…가자는 ‘죽음의 행렬’과 ‘삶의 투쟁’

8개월 아기, 14살 소녀 현장서 사망
“온 세상이 ‘가자’라는 작은 집 압박”
“치욕 못 잊어”…15일 대재앙의 날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총구를 겨누면서 최악의 유혈사태가 발생한 가자지구에서는 15일(현지시간) ‘죽음의 행렬’과 ‘삶의 투쟁’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이날 영국 가디언,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전날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최소 60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한 가운데 장례 준비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AP연합뉴스 제공]

팔레스타인 보건 당국에 따르면 사망자에는 태어난 지 8개월 된 아기 라일라 알-간도르도 포함됐다. 이 아기는 이스라엘군이 살포한 최루탄 가스를 흡입한 뒤 사망했다. 아이의 엄마는 눈물을 흘렸고, 삼촌은 마이크를 향해 ‘정의’를 외쳤다. 할머니는 이슬람 사원 벽에 몸을 웅크리고 아기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봤다고 FT는 전했다.

림 아부 이르마나는 전날 14살 된 딸 웨살 셰이크 칼릴을 잃고 나서 “딸은 이런 삶보다 죽음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그는 “딸이 가자지구 시위에 참여했다가 이스라엘군에 총격을 당하면 자신이 죽은 바로 그 자리, 또는 할아버지 묘 옆에 묻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웨살의 11살 된 남동생 모하메드는 누나의 죽음을 목격했다. 그는 “누나가 분리장벽 근처에서 다른 시위대로부터 철사 절단기를 건네받았고, 머리에 총을 맞았다”고 증언했다.

시위에 참가한 23살 아들을 잃은 이브라힘은 “온 세상이 ‘가자’라고 불리는 작은 집을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EPA연합뉴스 제공]

팔레스타인인 4만명은 전날 가자지구 분리장벽 부근에서 이스라엘 주재 미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유엔 결의안과 국제법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공동성지인 예루살렘을 그 어느 나라의 땅으로도 인정하지 않는다. 미국의 이런 결정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는 것이어서 팔레스타인의 분노를 자극했다. 팔레스타인은 독립국가 건설 시 자국 수도를 동예루살렘에 두겠다고 밝혀왔다.

이런 시위에 이스라엘군이 총격 진압으로 맞서면서 최소 60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숨지고 2700여명이 다쳤다. 국제 사회는 이스라엘의 대응과 미국의 조치를 비난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책임 회피에 급급한 상태다. 대니 다논 유엔주재 이스라엘대사는 이날 “시위가 아닌 폭동이었다”고 주장했다.

외신들은 이날 팔레스타인 시위대 규모가 전날보다는 훨씬 작지만, 여전히 ‘삶의 투쟁’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은 이스라엘 건국으로 팔레스타인인이 추방된 치욕을 잊지 말자는 ‘나크바(대재앙)의 날’이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