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45돌-문정부 1년 경제설문조사] 일자리정책 평가 극과 극…노동정책은 “과속” 부작용 우려

“노동시장 현실과 괴리 균형잃었다” 지적
향후 전망 밝지않아…청년층 특히 부정적
근로시간 단축 전면시행 찬성 29.8% 불과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로드맵 수정 목소리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 전반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존재하는 노동 시장에서 균형감을 잃은 정책들이 추진된 결과로 해석된다.

야심차게 추진한 최저임금 인상이 지난 1년 간 여러 부작용을 낳은 데 이어, 당장 오는 7월부터 시행될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세간의 우려가 현 정부의 노동 정책에 대한 부정적 평가로 이어졌다. 이는 급진적인 노동 정책 추진에 대한 반대 입장과 함께 속도 조절, 보완책 필요 등 정책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나타났다. 

헤럴드경제·조원C&I 여론조사. 조사대상:대한민국 거주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p

▶한쪽으로 치우친 일자리 정책, 고용 전망도 ‘흐림’= 16일 헤럴드경제가 창간 기획으로 진행한 ‘경제문제 관련 여론조사’ 결과,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대한 평가는 크게 엇갈렸다. 여론조사 응답자 가운데 22.6%가 ‘매우 잘했다’를 선택한 반면 22.5%가 ‘매우 잘못했다’고 평가했다.

노동 존중 사회와 차별 없는 일터라는 국정 로드맵 측면으로 보면 진일보한 것은 사실이지만, 노동 시장 현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추진된 정책들이 부작용을 초래하며 ‘반쪽짜리 정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기업 규모, 고용 형태 등으로 다양한 일자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특정 집단에 치우친 정책이 추진됐다는 것이다.

한국노동경제학회장,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위원 등을 지낸 남성일 서강대 교수는 “특정 이념에 치우쳐 검증된 바 없는 경제 실험을 국민을 상대로 진행한 셈”이라며 “말로는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줄이는 정책을 쓰고, 그 부작용으로 일자리가 줄어드니 공무원을 더 뽑는 등의 정책을 펴고 있다”고 비판했다.

헤럴드경제·조원C&I 여론조사. 조사대상:대한민국 거주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p

향후 고용 전망 역시 밝지 못했다. 응답자 가운데 39.4%만 국내 고용 상황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33.8%는 부정적으로 전망했고, 23.2%는 현 상황이 유지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향후 1년간 고용상황을 ‘매우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한 응답자가 ‘매우 좋아질 것’이라는 답변보다 많았다. 이 가운데 20대 청년층(23.5%)에서 향후 고용시장 전망에 대해 가장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다음으로 50대에서 22.3%가 고용상황이 ‘매우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50대의 경우 고용 상황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가장 적은 연령대로 나타났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 교수는 “강자를 혼내 약자에게 덜어주는 홍길동식 (일자리 정책은)안 된다”며 “1차 노동시장(공공부문 등 고임금ㆍ장기 고용관계)만 살찌우고, 2차 노동시장(저임금ㆍ단기 고용관계)은 고사하는 이중 노동시장을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헤럴드경제·조원C&I 여론조사. 조사대상:대한민국 거주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p

▶文 정부 ‘근로시간 단축ㆍ최저임금 인상’, 재검토 필요= 52시간으로 근로시간 단축 전면 시행을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정책을 수정ㆍ보완해야 한다는 견해가 다수를 점했다. 근로시간 단축을 ‘전면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은 29.8%에 불과한 반면 ‘일부 보완이 필요하다’, ‘일부 업종에서는 적용을 유예해야 한다’는 입장이 44.6%였다. 응답자 가운데 19.8%는 ‘시행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전문가들 또한 근로시간 단축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선 업종별, 상황별로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제도가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내 중소 제조업체의 40% 이상이 대기업에 납품하는 현실을 감안해 탄력적으로 근로시간제 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1년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되면 부작용이 상당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에 보완장치를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며 “특히 납기일이 다가올수록 중소기업들은 상당히 바쁘기 때문에 근로시간 단축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의 경우 원론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 과반을 차지했지만, 현 정부가 추진하는 최저임금 인상 로드맵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올해 최저임금은 전년대비 16.4% 오른 7530원이다. 문 대통령 공약인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을 위해서는 올해도 15%이상 인상돼야 한다.

여론조사 결과 최저임금 인상을 ‘당초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은 32.4%였다. 반면 ‘인상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가 31.9%,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25.7%에 달했다.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론’과 함께 논란이 되고 있는 지점이 ‘산입 범위’다. 현재의 최저임금 산입범위에서는 최저임금보다 훨씬 높은 임금을 지급하는 기업도 고정수당, 상여금, 복리수행수당 등 복잡한 임금체계로 인해 최저임금법을 위반하는 처지에 몰릴 수 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상여금과 숙식비를 최저임금 산입범위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지난 15일 ‘최저임금, 현장에서 답을 찾다’ 토론회에서 “산입범위를 정상화하지 않으면 올해 최저임금 인상은 없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승환 기자/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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