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과의 거래 만족한 트럼프 ‘김정은 달래기’ 직접 나섰다

“리비아와 북한은 다르다” 수습
인질 구출·핵실험장 폐기 도출
입지 강화·지지율 상승에 ‘흡족’
체제보장 약속하며 회담 손짓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직접 ‘김정은 달래기’에 나섰다. 북한이 ‘일방적 핵포기 강요’를 문제삼아 회담 무산 가능성을 경고한 지 이틀만에 침묵을 깨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향해 다시 회담장으로 나오라는 손짓을 보낸 것이다. 북한이 공격한 대상들은 줄줄이 위태롭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직 유지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고, ‘B-52’는 훈련 참여가 무산됐으며, 북한 비핵화 방안은 ‘리비아 모델’이 아닌 ‘트럼프 모델’로 바뀌었다. 모두 북한의 요구였다. ‘북의 체제보장’ 요구도 재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달래기에 나선 것은 현재까지 북한과의 ‘거래’가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란 분석이 가능하다. 예컨대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인질 3명을 구출해낸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를 강화시켰다. ‘이전 정부들은 무엇을 했냐’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당함’은 결과로 과정을 입증해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 약속 역시 이전 오바마 정부에선 상상키 어려웠던 일이다.

지지율 상승세도 흡족스럽다. 지난 7일 CNN이 발표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외교 등 주요 분야의 지지도는 상승했다. 특히 대북 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50%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CNN은 응답자의 57%가 오늘날 미국이 역할을 잘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시점인 2017년 1월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수상 가능성이 언급되는 것과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것도 주요 변수다. 거래가 흡족스럽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요구를 전격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북한이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리비아 모델’이란 단어를 ‘트럼프 모델’로 바꾼 점은 단적인 예다. ‘리비아 모델’은 핵개발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한 뒤 보상을 받는 과거 방식인데, 결국 당시 ‘리비아 모델’을 선택한 카다피는 미국이 지원한 반군에 의해 권력에서 축출되고 끝내는 사살당했다. 북한이 리비아 모델에 대한 언급 자체에 극히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의 방문을 받은 자리에서 “리비아에서 우리는 그 나라를 파괴했다. 카다피와는 지킬 합의가 없었다”면서 “리비아 모델은 (북한과는) 매우 다른 모델”이라 강조했다. 체제보장 약속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안전 보장을 제공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기꺼이 많이 제공하고자 한다. 그는 보호를 받을 것이며, 그가 할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합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콕 찍어 문제 삼은 볼턴 보좌관의 입지는 약화되고 있다. ‘언제든 잘릴 수 있다’는 반응이 워싱턴 정가에서 흘러나온다. 북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볼턴 보좌관을 ‘사이비 우국지사’로 규정하고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볼턴 리스크’가 북미정상회담의 최대 위기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CNN 방송은 이날 “김정은 정권이 긴장의 불길을 부채질하고 있는 전선은 백악관 내 트럼프 대통령과 볼턴 보좌관의 사이”라며 북한의 ‘볼턴 고립작전’을 분석했다.

북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 백악관은 재차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며 “이 시점에서 북한이 만나고자 한다면 우리는 거기에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문제 삼고 나섰던 미국의 전략자산 ‘B-52’는 맥스선더 훈련에 참가치 않았다. ‘B-52’ 전개 여부는 미국의 권한이다.

홍석희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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