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우산 비닐커버’ 퇴출

공공기관만 빗물 제거기 설치
백화점등 민간은 여전히 사용

5월 1일부터 서울시 공공청사와 지하철 역사에서 우산비닐커버가 사라졌다. 재활용되지 못하고 쓰레기로 처리되는 젖은 비닐을 줄여 쓰레기 대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우산 비닐커버를 빗물제거기로 대체했지만 민간시설에서는 아직 이런 장비의 설치가 요원하다.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의 경우 우산빗물제거기 설치율은 높은 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17일 기준으로 전체 25개 구청 중 23곳이 우산비닐커버 대신 빗물제거기를 설치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권고조항이긴 하지만 환경보호에 동참하고자 대부분 구청에서 구청사 내 빗물제거기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아직 동사무소 등 산하기관까지는 범용화하지 못했지만 차차 예산을 확보하며 동참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청사에 설치된 빗물제거기. 극세사로 물기를 흡수하는 형태다. [제공=서울시]

반면 서울 지역 지하철은 아직까지 빗물제거기가 설치된 곳을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시가 우산비닐커버 사용을 금지해 예전처럼 비닐을 찾아볼 수는 없었지만, 빗물제거기도 없어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모습이었다.

시민 정민현(25) 씨는 “당장 비가 쏟아져서 우산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데 우산 비닐이 없어서 난감했다”며 “환경을 위해서라면 우산비닐 퇴출은 적극 환영이지만 다른 대책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하철은 유동인구가 많고 바쁘게 움직이는 곳이다. 방대한 양의 빗물을 제거할 수 있는 성능에 빠른 속도도 필요하다 또 입출구가 여러 곳이고 필요한 설비 개수도 많다보니 예산확보도 난제 중 하나”라고 밝혔다.

민간의 참여 역시 부족한 실정이다. 이날 오후 사무실 빌딩, 백화점 등 유동인구가 많은 대다수 시설이 빗물제거기 대신 기존의 우산비닐커버를 그대로 사용하는 모습이었다.

장당 18~20원인 우산비닐을 30만장 사용한다고 가정해도 연간 600만원 밖에 들지 않는다. 서울시가 본청 및 사업소ㆍ자치구 등에서 쓴 연간 사용량이 30만장임을 고려하면, 사용량이 훨씬 적은 민간에서는 빗물제거기 구입비가 더 비싼 경우도 많다. 구입비용으로 최저 30만원에서 최고 70만원인 빗물제거기를 구입하지 않는 곳이 많은 이유다.

이처럼 저조한 민간 참여에도 서울시는 공공기관부터 선례를 만든다는 방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우산 3000개까지 빗물을 제거할 수 있는 모델로 알고 구입했지만, 막상 써보니 1000개 이상부터는 물기 흡수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이번 폭우로 드러났다”며 “장마철을 대비해 빗물을 닦는 극세사 부분을 정수기 필터처럼 교체할 수 있는 모델을 도입할 수는 없을지 업체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유진 기자/kac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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