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국회 보조금 ③]국회사무처 주먹구구 운영, 엉터리 정보공개에 법바뀐것도 몰라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혈세가 국회로만 들어가면 그 길을 잃어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법안이 개정돼 통해 올해부터 항상 공개토록 돼 있는 회계 정보도 ‘영업상 비밀’이라며 공개가 거부되고, 엉터리 정보가 나오기도 한다. 국회사무처가 소속 법인들이 기간내 제출한 자료에 대한 정산을 제때 해주지 않아 결국 법령을 위반토록 하는 일도 벌어진다. 국회 소속 단체 중 수 억원의 국고보조금을 받는 단체 중 일부는 홈페이지 하나 없어 활동내역을 찾아 보기가 힘들다.


헤럴드경제는 최근 국회 사무처에 ‘19ㆍ 20대 국회사무처에 등록된 재단법인 및 사단법인 현황(등록 철회 포함)과 19ㆍ20대 국회 사무처 사단법인, 재단법인 예산지원 연도별 현황, 19ㆍ20대 사단법인 재단법인 국회 제출 회계 보고서, 영수증 현황’을 정보 공개 청구했다. 사단법인 목록과 재단법인 목록, 그리고 국고보조금을 받는 예산 자료는 받을 수 있었지만 국회사무처는 핵심인 ‘19ㆍ20대 사단법인 재단법인 국회 제출 회계 보고서, 영수증 현황’에 대한 정보공개는 거부했다.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 될 경우 법인 등의 정당한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는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을 첨부하면서다. 하지만 이 회계정보들은 국고보조금의 투명한 관리를 위해 지난해 1월부터 운영 중인 정부의 ‘e나라도움’사이트에서 검색만 하면 나오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실제 지난해 3억6900만원의 국고보조금을 받은 국회 소속 사단법인인 한국여성의정의 경우, 교부신청서와 수입지출내역 정산보고서 재무제표 결산서 회계감사서를 모두 볼 수 있다. 국민의 혈세 씀씀이를 감독하기 위한 ‘비밀’과는 이미 거리가 먼 내용임에도 무조건 거부부터 하고 본 셈이다. 국회 사무처 해당 부서 관계자는 이 정보가 공개되는 것을 모르고 있다가, 기자가 알려주자 해당정보가 공개되는 사실을 알았다. 해당 정보가 공개할 의무가 있는 정보인지 확인도 않은 것이다.

국회사무처가 결과적으로 법령위반을 초래하기도 한다. 1000 만원 이상의 국고보조금을 받는 법인들은 4월30일까지 ‘e나라도움’에 회계정보를 공시해야 된다. 국회에 등록돼 국고보조금을 받는 단체들은 회계정보와 함께, 정산보고서를 올려야 되는데 정산보고서는 국회의 확인절차를 거쳐야 된다. 공시정보를 누락한 일부 법인들은 4월에 이미 회계정보를 국회에 제출하고 정산절차를 거치고 있지만, 5월 17일 현재가 되도록 관련정보가 공시되지 않고 있다. 한 법인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4월에 이미 냈는데, 국회 사무처 직원이 바뀌면서 작업이 늦어지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회 사무처는 “대답할 입장이 아니다”라는 말만 내놓았다.

공개한 정보도 엉터리다. 국회사무처는 국고 보조금을 받는 소속 법인 수를 12개로 밝혔다. 하지만 국회에서 보조금을 받는 한일친선협회 중앙회는 이 목록에서 누락됐다. 국회사무처에 문의한 결과, 소관이 아니어서 빠졌다는 이해할 수 없는 답변이 돌아왔다.

국고보조금을 받지만 활동내역을 파악하기 힘든 단체들도 있다. 한일의원연맹과 아시아정당국제회의의원연맹과 각각 6억3000만원, 3억2500만원의 국고보조금을 매년 지원받고 있지만 이들은 홈페이지가 없다.

홍금애 법률소비자연맹 기획실장은 “국회가 가장 폐쇄적”이라며 “국고 보조금을 받는 단체들은 그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 어떤 활동을 했는지 낱낱이 공개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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