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품은 ‘최태원의 뚝심’…SK ‘낸드사업’ 속도낸다

한미일 연합, 도시바메모리 인수
중국 반독점 승인으로 확정
인수과정 ‘최태원 존재감’ 큰 힘
SK하이닉스, 기술력 강화 기대

SK하이닉스가 참여한 ‘한미일 연합’의 일본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인수가 사실상 확정됐다. 중국 반독점 당국의 승인이 지연되면서 한때 무산 가능성마저 점쳐졌지만, 초지일관 도시바 인수를 밀어붙였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뚝심이 큰 힘을 발휘했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 인수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여온 낸드플레시 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18일 “전날 저녁 중국에서 한미일 연합의 도시바메모리 인수 관련 기업결합 승인이 완료됐다고 도시바가 공식 발표했다”며 “중국 정부의 결정을 환영하고, 앞으로 도시바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의 승인은 실질적으로 ‘딜 클로징(매각계약 완료)’의 의미가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간 중국 정부는 베인캐피털(미국)이 이끄는 한미일 연합의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대한 반독점 승인 심사를 미뤄왔다. 중국 정부의 승인이 필수적이었던 데는 중국이 주요한 반도체 소비국 중 한 곳이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과 미국ㆍ일본ㆍ유럽연합(EU)ㆍ브라질ㆍ필리핀ㆍ대만 등 주요 당사국 7개국의 승인도 이뤄졌다. 이제 남은 절차는 매각대금 입금과 공식적인 서명 작업 정도다.

도시바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 데 최태원 회장의 존재가 큰 힘을 발휘했다. 중국 당국 승인 지연 등 우여곡절이 많았던 인수 과정에서 최 회장의 인수 의지가 ‘무게 중심’을 잡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최 회장은 도시바가 매각 방침을 밝힌 지 두 달 뒤인 작년 4월 직접 일본을 방문해 도시바메모리 사업 인수전 진두지휘에 나섰으며, 도시바 메모리 단독 인수가 어렵게 되자 베인케피털을 중심으로 구성된 한미일연합에 참여했다.

한미일연합은 작년 9월 2조엔(약 19조5000억원)에 도시바 메모리 인수를 확정지었다. SK하이닉스는 작년 9월 이사회에서 약 4조원 규모의 도시바 메모리 투자 안건을 의결했다. 총 투자금액 가운데 1290억엔(약 1조3000억원)은 전환사채 형식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낸드 분야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최 회장의 승부수였다.

SK하이닉스는 D램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양강을 구축하고 있지만 도시바가 강점을 보이고 있는 낸드 분야에서는 4, 5위권을 맴도는 상황이다. 전체 수익 가운데 D램 비중이 90%에 이르는 SK하이닉스는 도시바가 강점인 낸드 분야의 기술력 확충이 절실하다.

이번 인수를 통해 SK하이닉스는 도시바와의 기술 제휴를 통한 낸드 기술력 강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인수 주체가 아닌 투자자 입장인 SK하이닉스가 당장 직접적인 이득을 얻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온다. 계약 조건에 따라 도시바에 대한 경영 참여는 물론 도시바의 반도체 기술에 대한 정보 접근도 제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컨소시움의 일원으로 투자한 것”이라며 “낸드플래시 사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승환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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