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휘자는 있는데 각 파트가 따로 놀아”

-김동엽 교수 “북한 이럴 줄 알았다가 아니라, 이러는 게 당연해”
-“북한 오늘 노동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 보도…南과 달리 군 단속하는 것”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북한이 한국과 미국 공군의 연합훈련 ‘맥스선더’를 빌미로 남북고위급회담을 무기 연기한 가운데 우리 정부 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 정부 부처가 따로 놀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북한이 지난 16일 남북고위급회담을 전격 연기하자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북미정상회담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실제로 이날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추가로 담화문을 발표해 내달 12일 북미정상회담에 응할지 재고려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18일 아침 청와대 뒷산인 북악산이 구름으로 덮여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하지만, 17일 북한이 추가로 우리 정부에 ‘이번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 정권과 다시 마주앉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정부의 상황 인식과 초기 대응 및 북과의 소통 능력에 회의론이 제기된다.

통일부는 지난 16일 북한이 남북고위급회담을 무기연기하자, 이날 오전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측이 남북고위급회담 일자를 우리 측에 알려온 직후, 연례적인 한미연합공중훈련을 이유로 남북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한 것은 4월 27일 양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의 근본정신과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유감”이라며 “조속히 회담에 호응해 나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런 내용은 이날 오후 북측에 보낸 통지문에도 담겼다.

그러나 다음날(17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북남 고위급 회담을 중지시킨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앉는 일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리 위원장은 “남조선 당국은 우리가 취한 조치의 의미를 깊이 새겨보고 필요한 수습 대책을 세울 대신 현재까지 터무니없는 ‘유감’과 ‘촉구’ 따위나 운운하면서 상식 이하로 놀아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논란의 원인이 된 맥스선더 훈련에 대해 재차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논란 당일 오전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과 긴급 회동해 맥스선더 훈련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이날 청와대는 “북한의 정확한 뜻을 파악하는데 집중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북한의 진의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진의가 뭐던가’라는 질문에 “알지도 못하지만 설사 안다고 해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남북 정상간 핫라인 통화는 안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거 아니냐’는 질문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이럴 줄 알았다’가 아니라 북한이 이러는 게 당연하다“라며 “거울 앞에서 내가 주먹을 들면 상대도 주먹을 든다. 이번엔 우리가 주먹을 들었다. 그런데 주먹을 들었는지도 모른다. 그게 대통령을 제외한 다른 분들의 수준이다. 명 지휘자는 있는데 각 파트 악장이 따로 놀고 있다. 그래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북한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1차 확대회의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방향을 정했으니 잘 따라오라고 군을 단속하는 거다”라며 “(북한의 이런 행보는) 판문점선언에도 불구하고 안이하고 생각 없이 지도자 고민과 생각을 공유하지 못하고 따로 노는 이들을 비웃는 것처럼 들려 씁쓸하다”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