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박남춘-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제물포고 동문간 맞대결 ‘주목’

- 박-유 후보, 선거 초반부터 비판의 날 세우며 신경전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6ㆍ13 인천광역시장 선거를 앞두고 4개 정당 후보들 가운데 인천 제물포고교 동문간의 맞대결이 주목을 끌고 있다.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인천시장에 도전장을 낸 더불어민주당 박남춘(21회) 후보와 최근 인천시장을 내놓고 재선을 노리는 자유한국당 유정복(20회) 후보가 제물포고교 1년 선후배 동문지간이다.

행정고시 합격 기수도 유 후보가 23회, 박 후보가 24회로 1년 차이다. 고교 동문이라 해도 인천 정가에서는 다른 길을 걷다 보니 서로 충돌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두 후보는 벌써부터 상대후보를 깍아내리는 등 비판의 날을 세우며 초반부터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인천시 국정감사에서는 인천시 자산 매각의 정당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고 올해 초에도 부채 감축의 실체를 주제로 온라인상에서 양보 없는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유 후보가 지난 15일 인천시장을 사퇴하고 공식적으로 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하자, 박 후보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유 후보는 지난 4년의 실정에 대해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또한 유 후보가 4년의 시정 성과를 과대 포장했다면서 또 다시 친박 실세로 행세하며 ‘힘 있는 시장’이라고 자랑한데 대해 무능과 무책임의 극치를 보였던 박근혜 적폐정권의 잔존세력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유 후보는 대변인을 통해 논평을 내고 “후보 흠집내기 막말”이라며 맞섰다.

유 후보는 논평을 통해 “민주당 소속 전임시장이 빚더미만 키워 인천을 파산 직전까지 몰고 갔음에도 반성조차 없었다. 3조7000억원의 빚을 갚아 재정 건전화를 이뤘고, 인천발 케이티엑스(KTX) 등 성과를 냈는데도 이를 과대포장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꼬집으면서 “인정하고 싶지 않으면 차리리 입을 다무는 게 낫다”라고 비난했다.

제물포고 동문들 사이에서도 두 후보를 지지하는 동문들이 ‘반-반’으로 갈리고 있다.

동문 김모(57ㆍ25회) 씨는 “나로서는 지금 누가 우세하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민주당 바람이 워낙 큰 분위기이지만, 선거는 투표 결과를 끝까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동문 이모(60ㆍ21회) 씨는 “동문간의 격돌 보다 제물포고의 명예를 걸고 비방ㆍ비판 선거전 보다 앞으로 인천을 어떻게 이끌어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공약이 더 중요하다”며 “두 후보 다 인천출신으로서, 인천을 잘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서로를 깍아내리지 말고 선의 경쟁을 통해 이번 선거에 임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선거 초반부터 맞대응으로 제물포고 동문간의 선거싸움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두 후보는 제각기 당선고지를 향한 행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박 후보는 지난 3일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이어 9일 예비후보로 등록을 마치며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박 후보는 예비후보 등록일에 ‘서해평화협력시대 동북아 경제 중심도시 인천’ 실현을 1호 공약으로 제시하며 본격적으로 표심 공략에 나섰다.

또 지난 9일부터는 ‘라이브 6ㆍ13 봄캠입니다’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방송을 시작하며 유권자에게 한 걸음 다가섰다. 방송에서는 네거티브 위주의 선거운동과는 다른 정책 중심의 공약과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박 예비후보는 행정고시 합격 후 해양수산부에서 근무하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이게 됐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지난 2000년 해수부 장관에 취임한 이후 총무과장으로서 다면평가와 지식정보시스템 구축 등 부처 혁신과제를 처리하면서 신임을 받게 됐다. 이후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인사수석비서관 등을 지내며 국정 경험을 탄탄하게 쌓아갔다.

지난 2012년 인천 남동갑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후 재선에 성공, 6년간 지역 기반을 다져온 박 후보는 최근에는 김교흥, 홍미영 등 경선 패자들과도 ‘원팀’을 구성하며 강력한 본선 진용을 갖췄다.

박 의원에 맞서 이미 4년간 인천시장을 지낸 한국당 유 시장도 지난 15일 후보등록을 하면서 빠른 발걸음을 하고 있다.

행정고시 합격 후 공직에 들어선 유 시장은 만 36세에 김포에서 전국 최연소 군수를 지낸 후 인천 서구청장과 민선 김포시장을 포함해 군수-구청장-시장을 모두 전국 최연소로 역임한 진기록의 소유자다.

게다가 3선 국회의원과 농림수산식품부ㆍ안전행정부 장관을 거치며 ‘맥을 아는 행정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 시장은 13조원에 이르는 부채를 짊어지고 시장 임기를 시작했지만 강도 높은 재정개혁을 주도하며 4년간 약 3조7000억원의 빚을 갚고 지난 2월 재정위기 주의 단체 해제를 달성했다.

2년 전만 해도 재정난 때문에 중학교 무상급식조차 엄두를 못 내던 인천시가 올해 영ㆍ유아부터 초ㆍ중ㆍ고교까지 전국 최초로 무상급식을 전면 확대하게 된 것도 유 시장의 성과 중 하나이다.

유 시장은 영종∼청라 제3연륙교 건설 본격화,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 타당성 입증 등 자신의 임기 중 달성한 시정 성과로 시민의 평가를 당당하게 받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어째든, 두 후보는 제물포고 동문으로서,유 후보가 제물포고 시대를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박 후보가 새로운 제물포고 시대를 열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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