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어떻게] “현대모비스 분할합병 온도차는 이해와 설득, 소통 부족이 원인”

전문가 “외국인, 국내법 특수성 몰라”

현대모비스의 분할ㆍ합병 계획이 순환출자고리를 완전히 끊어내는 ‘정공법’이란 현대자동차그룹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미국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를 비롯해 일부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반대 의사를 표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이해와 설득의 부족을 꼽았다.

복잡한 국내 법규라는 특수성이 제대로 이해되지 못한 탓이라는 분석과 함께 현대차그룹의 아쉬운 소통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번 지배구조개편안이 현대차그룹으로선 최선이었다는 입장들도 나오고 있다.

18일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이사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현대차 측면에선 억울한 측면이 상당할 것”이라며 “1조원이라는 전례없는 규모의 양도소득세 등을 납부하는 ‘정공법’을 택했음에도 설득이 충분치 못하며 이같은 사태가 벌어진 듯 보인다”고 말했다.

고 이사는 특히 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순환출자와 일감몰아주기 규제, 자본시장법 등 국내 법규를 이해하지 못한 점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차그룹이 모비스→현대차→기아차→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를 왜 끊어야 하고, 일감을 몰아줘선 안 되는지가 설명이 안 된 상황에서 분할ㆍ합병 계획을 발표하니 반발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현대모비스 합병 비율이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최선이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의섭 메릴린치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세전이익의 54%가 분할부문으로 이전됨에도 합병비율을 모비스 주주에게 불리하게 설정했다는 우려는 존속법인의 투자자산 가치를 간과한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미국ㆍ중국 내 판매부진, 현대모비스의 종속사인 현대IHL 회계오류 일시 반영분 1200억원, 현대차 지분법 이익 감소 등 비정상적인 2017년 실적을 생각지 못한 우려”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모비스 주주가 존속 모비스와 글로비스 주식을 갖게 되면 현재 주가 기준 합산시 기존 대비 20% 이상 가치가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대표 독립계 자산운용사인 트러스톤자산운용도 전날 공시를 통해 “해당 안건보다 더 최적의 구조를 제시할 수 없기 때문에 경영인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 “본 분할은 자본시장법 규정을 준수하며, 분할 모비스의 가치가 낮다는 주장은 존속모비스의 가치가 높다는 모순이 빠지는 만큼 분할 비율을 찬성한다”고 밝혔다.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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