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진 멜로’가 중독성이 생기는 이유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SBS 월화드라마 ‘기름진 멜로’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쉼 없이 두들기고 있다. 이 드라마는 단숨에 CPI(콘텐츠 파워 지수) 영향력 있는 프로그램 1위에 올랐다.

이준호의 연기가 과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지만, 웃음과 짠함, 설렘을 넘나드는 기막힌 전개, 허를 찌르는 코믹하고 기발한 요소들은 드라마의 개성으로 자리 잡고 있다.

묘하게 빠져들어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는 고중독을 자랑하는 드라마. 마치 매일 먹어도 또 먹고 싶은 짜장면처럼 시청자들을 홀리고 있다. 이쯤에서 ‘기름진 멜로’만의 매력포인트를 짚어봤다. 


#1. 단짠단짠 중독적인 전개

‘기름진 멜로’는 주인공들의 짠한 상황을 유쾌하게 풀어내며 빠져들게 한다. 서풍(이준호 분)은 호텔 중식당에서 쫓겨나 동네 중국집에서 복수의 웍을 돌리고 있는 상황. 이러한 서풍이 호텔 문짝에 꽂아놓은 분노 서린 중식칼은 아직까지 주인의 저주 때문에 그대로 꽂혀 있어 웃픔을 자아낸다.

또 조폭 생활을 청산한 두칠성(장혁 분)이 병원에서 미친 듯이 짜장면을 맛보는 장면, 최악의 결혼식을 맞은 단새우(정려원 분)가 세상이 무섭다며 펜싱 투구를 쓴 채 말을 끌고 한강 다리로 가는 장면 등. 분명 짠한데 코믹하게 그려지는 상황들이 독특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2. 말이 말을 하는 코믹하고 기발한 발상

마치 예능처럼 예측불허 통통 튀는 요소들이 ‘기름진 멜로’의 매력 포인트다. 단새우의 애마 ‘임마’의 생각을 풀어낸다는 기발한 발상이 바로 그것. 신동엽은 ‘임마’의 목소리 카메오를 맡아 폭소를 안겼다. 또한 자신의 황동웍과 따오기(국자)를 무기처럼 여기는 셰프 서풍의 캐릭터, 만화 같은 요리 대결 등이 재치 넘치게 그려져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앞으로 또 어떤 기발한 발상과 전개로 뜻밖의 웃음을 선사할지 기대가 더해지는 이유다.

#3. 어떤 장면도 찰지게 살리는 배우들의 합

로코믹 주방활극이라는 특별한 장르를 다채로운 매력으로 살리는 배우들의 합을 빼놓을 수 없다. 리얼한 웍질로 주방의 생동감을 만들고 있는 이준호. 뜬금없는 고백도 능청스레 소화하는 장혁. 엉뚱함과 사랑스러움의 끝판왕을 달리고 있는 정려원. 진지와 코믹을 넘나드는 세 사람의 환상의 케미가 빛을 발하고 있다. 여기에 묘하게 형성된 로맨스 라인은 색다른 설렘까지 선사하고 있다.

여기에 서풍의 중국집 사람들도 남다른 개성을 뽐낸다. 연변 사투리를 쓰는 칼판 능력자 박지영(채설자 역), 조재윤(오맹달 역)을 비롯한 오합지졸 조폭 요리사들. 이미숙은 1인 2역으로, 두칠성에게 욕을 하며 껌을 파는 의문의 노파와 우아한 재벌집 사모님 진정혜를 넘나들며 독보적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다.

‘기름진 멜로’는 이제 모든 인물들이 주방으로 모여들며 그 시너지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이들이 모여 얼마나 더 중독성 있고 맛깔나는 이야기를 만들어갈지 궁금하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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