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언론 “트럼프, 북미회담 연기에 더 무게”

일부선 “느슨한 비핵화” 우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내달 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취소’, ‘연기’ 가능성을 모두 언급하고 나선 가운데 핵심은 ‘연기’에 있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협상 주도권을 다시 확보하고 판을 유리하게 이끌어 나가기 위해 이런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북미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회담이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그것도 괜찮다. 하지만, 이것이 한동안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북미정상회담 무산’보다는 ‘연기’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일정이 그대로 진행되는 것을 꺼리고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화하기를 원한다면 미국은 북한이 어떤 조건에 합의하기 전까지 강경한 태도를 유지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일정을 유동적으로 열어놓고 시간을 벌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WP는 또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동의한 ‘빠른 일정표’였지만, 현 상황에서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며 “그는 빡빡한 마감시한을 내버려둘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AFP통신은 북미정상회담이 임박한 가운데 북한과 미국이 생각하는 비핵화에서 차이가 드러났고,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 간의 견해차도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런 난기류 속에서 북미정상회담을 자신의 ‘유산’으로 삼고자 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보다 ‘완화된 조건’을 북한에 내놓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나오는 결과물은 ‘비핵화가 궁극적인 목표’라는 단순한 선언에 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 정책연구소 뉴아메리카재단 수잔 디마지오 선임연구원은 NYT에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나와 ‘어떤 대통령도 하지 못했던 일을 해냈다’고 말하길 원할 것”이라며 “‘내 노벨상은 어디에 있느냐’고 말할 수도 있다”고 했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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