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99년간 땅 임대?…베트남에서 반중 시위 확산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더해 반중 감정 고조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지난 주말 베트남의 주요 도시에서 중국인 투자자들에게 특혜를 주는 경제특구 건설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1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수도 하노이와 호치민 등 베트남의 주요 도시에서 지난 주말 대규모 시위가 최근 발생했다. 시위대는 “중국은 물러가라”, “중국을 원치 않는다” 등의 구호가 쓰인 현수막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사진=시나닷컴]

최근 남중국해를 놓고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며 베트남의 반중 감정이 고조된 가운데 정부가 중국인들에게 땅을 반영구 임대해주려 하자 시위가 더욱 격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베트남 정부는 북부와 중부, 남부 등지에 3개의 경제 특구를 건설하고 외국인 투자자에게 최장 99년간 토지 임대를 허용할 예정이다. 비록 외국인 투자자를 중국인으로 특정하지 않았지만, 중국인에 대한 특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FT는 시위 참석자를 인용해 호치민 시에서만 2000여 명 가량이 참가했고 이 참석자가 아는 사람 가운데 10여 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특구 내 중국인 투자자 특혜를 놓고 베트남 내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자 베트남 정부는 당초 15일로 예정했던 경제특구 관련법안의 국회 심의·의결을 오는 10월로 연기하고 법안 수정안을 다시 제출하기로 했다. 외국인 투자자에게 최장 99년간 토지 임대를 허용하는 조항을 아예 삭제해 기존(최대 70년)대로 유지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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