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비핵화와 체제보장 가능하게 한 김정은과 트럼프의 결단

-김정은, 핵실험장 폐기 및 美억류자 석방…합의문에 ‘완전한 비핵화’ 명시

-트럼프, 北대화 의지 신뢰…CVID 전 北‘정상국가’ 인정ㆍ한미훈련 중단선언

[헤럴드경제(싱가포르)=문재연 기자] 그동안 북미 간 합의는 양국 간 자존심 싸움으로 합의에 도달하더라도 결렬을 반복해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2일 그동안의 과거를 뒤로 하고 새 관계구축에 나서기 위한 ‘결단’을 내리기로 합의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강하게 요구했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누락하고 북미 관계개선에 무게를 둠으로써 북미간 협상할 폭을 넓혀놨다. 

[사진=싱가포르 통신정보부]

트럼프 대통령은 “양보(concession)는 없었다”고 했지만,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가 이행되기 전 대북 외교적 고립과 압박을 거두고 김 위원장을 정상국가의 정상으로 인정하는 과감한 ‘정치적 결단’을 내렸다. 또,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고 선포했다. 그동안 북한은 먼저 약속하거나 행동하는 것을 굴복으로 여겼고, 미국도 북한이 핵으로 협박하고 있는 상태에서 먼저 약속하거나 행동하는 것을 상대방에 대한 굴복으로 간주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는 “핵실험과 인권탄압을 반복하는 비정상적인 행태를 반복하는 북한과 정상국가로서의 협상을 벌일 수는 없다”는 인식 하에 펼쳐진 것이었다. 아울러 오바마 행정부가 극적으로 타진한 2ㆍ29합의는 탄도미사일 발사기술을 차용한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를 미국이 합의파기로 규정하면서 결렬됐다.

[사진=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이 때문에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결단을 압박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통 큰 결단을 내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한미 소식통은 “북미는 북한이 판문점 선언에 입각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를 향한 흔들리지 않은 확고한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했다”며 “주어가 ‘북한’이라는 점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북한의 비핵화를 의미하며, CVID가 누락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김 위원장의 서명이 들어간 합의문에 ‘비핵화’가 명시됐다는 점에서 북한도 과거처럼 합의를 막무가내로 파기하기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이 핵무력 완성선언을 무르고 비핵화를 명시한 합의문에 서명을 한 것 자체가 과감한 결단이라는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및 미국 억류자 석방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비록 전문가 없이 핵실험장 입구와 입구주변 갱도를 여러차례 폭파하는 방식으로 폐기가 이뤄졌지만, 냉각탑을 폭파하는 것보다 선제적인 조치임에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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