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새로운 기회의 땅이지요”

베트남 종편채널 사업권을 따낸 BHT아시아 미디어 윤한섭회장이 12일 LA집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베트남 종편채널 사업권을 따낸 BHT아시아 미디어 윤한섭회장이 12일 LA집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종편채널사업권 딴

BHT 아시아미디어 윤한섭 회장

 

“베트남은 GDP(국가총생산) 연평균 성장률이 6~7%로 경제발전 속도가 한국의 80년대 초반을 연상케 합니다. 우리가 고속성장시대에 한국과 미국에서 경험했던 비즈니스 마인드를 활용하면 베트남은 새로운 기회의 땅이지요”

비즈니스에서 앞날을 확신하고 실행한다면 성공은 따놓은 당상일 게다. 베트남에서 종합편성채널 사업권을 획득한 BHT아시아 미디어의 윤한섭 회장은 압축성장기의 한국과 경제호황기의 미국에서 경험했던 비즈니스의 기승전결을 베트남에서 풀어놓겠다고 말문을 연다.
“이미 알고 진행하는데 무엇이 두렵겠느냐”라는 자세다. 환갑이 보이기 시작하는 세월을 지나왔음에도 30대 청년의 자신감이 넘친다. 20대 후반부터 LA의 집을 떠나 한국 중국 베트남 일본 등을 전전하며 글로벌 비즈니스맨으로 체력을 쌓고 내공을 다진 면모가 뚜렷하다.
무엇보다 그가 어떻게 베트남에서 국영방송의 채널사업을 구상하게 됐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하고 많은 지역과 나라 중에서 하필이면 통제가 심한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에서 미디어 사업을 벌일 생각을 어떻게 하게 됐습니까.
▲한국에서 두어차례 PGA 이벤트 대회를 유치해 주관한 인연으로 주한 베트남 대사와 친분을 갖게 됐지요. 그래서 2007년 11월에 베트남에선 최초로 PGA이벤트 토너먼트를 개최할 기회를 가졌습니다.그 토너먼트를 베트남 국영방송 V-TV, 한국의 KBS, 홍콩의 스타TV 등과 프로듀싱하면서 전세계에 생중계를 하게 됐습니다. 베트남 방송계가 발칵 뒤집어졌지요.
그때를 계기로 베트남 방송계와 정관계 등에서 많은 인맥을 쌓게 됐지요. 2009년에는 한국의 프로축구팀 포항제철과 베트남 국가대표간의 친선경기도 주관했고, 2010년에는 베트남 축구협회와 손잡고 북한 호주 쿠웨이트 등이 참가한 하노이시 1000년 친선축구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신임을 얻었습니다. 베트남인들이 미처 해내지 못한 대형 이벤트를 주최하다보니 베트남 방송계에서 같이 일하자는 제안이 많았고, 그때부터 채널 운영사업에 관심을 갖고 여러가지 구상을 했지요.
- 그렇다면 7~8년전에 이미 시작할 수도 있었던 채널 사업을 이제서야 하게 된 이유가 있는지요.
▲사실 2010년 5월에 홈쇼핑 채널을 해보려고 VTC와 협의를 했지요.일본의 대형 광고대행사들과 협약도 맺으면서 준비를 했어요. 그러던 참에 호형호제하는 중국 심양 철도청장이 불러 중국에 들어갔다가 광대한 중국철도사업의 규모에 푹 빠져 2013년부터 2년 가량 베트남 채널 사업 관련 일을 내팽개쳐두었지요.
중국 대륙의 철도망을 이용한 물류사업에 올인하겠다는 심정으로 한진그룹 등과 업무협약도 맺고, 서울 사무소도 개설하는 등 정신없이 보내다가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는 바람에 아무 것도 진행할 수 없었어요. 할 수 없이 LA집에서 좀 쉬려고 했지요. 거의 10여년만에 LA에 돌아온 게 2년전입니다. 오자마자 심장수술을 받아서 몇달간 꼼짝 못하고 말 그대로 완전한 휴식을 취하던 참에 굿모닝 미디어 황덕준 대표를 우연찮게 만났지요.
황 대표는 1990년대 중반 한국의 스포츠신문 특파원으로 LA에 파견나왔을 때 친형처럼 알고 지내던 사이였지요. 황 대표와 여러가지 얘기를 하던 중에 LA한인사회의 미디어 시장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말을 듣고 베트남 채널 사업을 통해 미주 한인매체도 해외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의기투합, 다시 추진하게 된 겁니다.
- 당초 24시간 홈쇼핑채널을 계획했다가 종합편성으로 바꾸었다면서요?
▲베트남에는 CJ오쇼핑과 현대 홈쇼핑 등 한국의 홈쇼핑업체 4개사가 진출해 있지요. 하지만 그들이 지역방송 채널을 사용하고 있어서 베트남 전역을 커버하는 국영방송의 채널로 얼마든지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3월 베트남에 가서 채널사업권이 아직도 제게 유효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홈쇼핑 방송과 기타 엔터테인먼트및 생활형 콘텐츠를 골고루 편성하는 종편을 계획하게 됐지요.
베트남에서도 TV홈쇼핑 시장은 모바일 상거래에 밀려 조만간 내리막세에 들어설 것이라는 예감이 왔거든요. 뉴스만 아니면 어떤 콘텐츠도 괜찮다는 베트남 방송사측의 양해를 얻고 광고를 팔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프로그램을 홈쇼핑과 함께 편성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홈쇼핑은 방송시간을 판매하는 입점비와 판매수수료 등으로 수입구조가 명확하지만 광고판매는 영업력이 뒷받침돼야 하니까 더 힘들지 않겠어요?
▲일본과 한국, 홍콩, 베트남 등의 대형 광고에이전시와 충분한 네트워킹이 돼 있습니다. 베트남 시장에 열광하고 있는 각국의 기업들로서는 저렴한 베트남 TV시장의 광고단가가 매력적일 겁니다. 관광 프로그램같은 콘텐츠는 각 나라에서 프로그램 방영을 조건으로 방송시간을 선구매하기도 합니다. 전문 에이전시들이 광고주와 접촉하게 되는 만큼 자체 영업력을 걱정할 이유가 없지요.
-홈쇼핑 방송에서는 주로 한국업체들의 제품을 판매하게 됩니까.
▲아닙니다. 베트남 현지산 식품류 등을 위주로 구성하면서 1인당 평균 연수입이 2000달러 남짓한 베트남 가구의 소비력을 감안해 가성비 높은 한국의 우수 중소기업 제품을 입점시킬 계획입니다. 베트남 소비자들은 한국산 제품을 좋아하지만 가격이 부담스러워 구매가 활발하진 않습니다. 무엇보다 미국의 건강식품은 베트남 소비자들에겐 대단히 인기있는 아이템입니다. 미주지역에서도 한인 벤더들을 활발하게 끌어들일 참입니다.
-채널 사업권을 10년간 임대했다면 비즈니스의 존속기간이 너무 짧지 않은가요?
▲ 한국에서 방송사 재심사를 3년마다 하듯 베트남은 방송사업 재승인을 10년마다 합니다. 그래서 임대기간이 10년이지만 우리는 선택적으로 10년을 더 할 수 있는 계약조항을 넣었습니다. 적어도 20년은 확보한 셈이지요. 제 나이가 50대 중반을 넘었으니 20년이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오로지 프로그램을 편성해 방송하는 일만 하게 되는 건가요?
▲그렇다면 너무 단순하지요. 비전이 없는 비즈니스는 제 체질에 맞지 않습니다. 홈쇼핑을 운영하면서 2년째되는 2020년부터는 콜센터를 직영할 계획입니다. 소비자들의 데이타베이스를 구축하려는 거죠. 물류센터도 직영할 겁니다. 홈쇼핑 콜센터를 직영하면서 수집한 소비자들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무궁무진하게 비즈니스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습니다. 채널 사업권을 갖고 있는 동안 베트남에서 대형 이벤트를 개최하고 탤런트있는 유망주를 선발하는 기획사도 차리고 싶습니다. 한국의 K-POP을 세계화시킨 대형 기획사들과 제휴해서 베트남 출신 아이돌을 육성하고 V-Pop이나 V-푸드를 개발할 것입니다.
이미 새로운 게 아닌 아이템이 베트남에선 새로운 것이 된다는 BHT 윤 회장의 사업계획을 듣다보면 아드레날린이 덩달아 샘솟는다. 미리 경험해볼 만큼 해본 일들 아닌가.     이명애 기자
●윤한섭 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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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 미국으로 이민, 칼스테이트 노스리지(CSUN)를 나와 1990년대 초반부터 이벤트, 특히 프로골프 PGA의 마케팅 에이전시로 활동했다. 1995년 11월 한국의 성남CC에서 한국 최초의 공식 PGA투어 이벤트인 ‘현대차 클래식’(총상금 150만달러)을 유치해 주관하고 2004년에는 제주도에서 총상금 400만달러 규모의 US PGA투어골프 토너먼트를 주관했다. 앞서 2003년에는 디즈니랜드 한국건립계획을 들고 한국 정부와 교섭하는 일을 대행하기도 했다.
아시안 PGA투어의 공식 마케팅 에이전시가 된 2006년에는 한국 베트남 필리핀 타일랜드 타이완 중국을 오가며 활동하다가 2007년 베트남 최초의 PGA이벤트를 개최해 전세계로 생방송, 베트남 방송계의 신망을 얻게 된다. 베트남 골프협회 창설을 주도하고 베트남 축구협회와 함께 국제 친선경기 등을 주최하며 베트남내에서 폭넓은 인맥과 네트워크를 마련, 오늘날 방송채널 사업권을 획득하는 기반을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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