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 3위 ‘무릎’…안철수, 정치생명 ‘흔들’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지난 대선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밀려 3위에 머문 안철수 후보가 체급을 낮춰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했지만, 또다시 3위로 무릎을 꿇게 돼 향후 정치생명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시 야권 후보인 박원순 후보에게 후보직을 양보했던 안 후보는 7년 만에 다시 서울시장에 도전했으나 큰 차이로 참패를 맛봤다. 

대선후보에서 체급까지 낮춰가며 서울시장에 도전한 안 후보로서는 김문수 후보에게도 밀려 득표율 3위를 기록, 충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당내 반발을 무릅쓰고 대안정당을 만들겠다며 창당을 주도한 바른미래당의 선거 참패까지 겹쳐 안철수식 정치실험에 ‘아픈 기록’이 또 하나 추가됐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투표일인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를 방문해 입장을 발표한 뒤 당사를 떠나며 눈감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치 입문 8년 차인 안 후보의 이번 패배는 모호한 정치적 소신과 국내 정치 환경에서의 척박한 ‘제3당’의 입지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대선 TV토론에서 안 후보의 ‘새 정치’에 대한 뚜렷하지 않은 원칙, 철학 등 이미지 훼손이 아직 복원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 막바지에 김문수 후보와 단둘이 만나 야권 단일화를 시도한 점도 중도표를 대폭 깎아먹은 요인으로 꼽힌다.

또한 이번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옛 국민의당 측과 바른정당 측의 극심한 갈등이 불거졌을 때도 안 후보는 이렇다 할 정치력이나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출구조사 발표 후 여의도 당사를 방문한 안 대표는 “서울시민의 준엄한 선택을 존중하며 겸허하게 받들겠다”며 “무엇이 부족했고 무엇을 채워야 할지, 이 시대에 제게 주어진 소임이 무엇인지 깊게 고민하겠다. 따로 말씀드릴 기회를 갖겠다”고 말하며 자리를 떴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았던 안 후보는 현재 맡고 있는 당직이 없으며 국회의원도 아니어서 당분간 ‘백의종군’하면서 중앙 정치무대 복귀 기회를 엿볼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등장하고 있다.

당장 안 후보는 오는 15일 부인 김미경 교수와 외동딸 설희 씨의 대학원 졸업식 참석차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안 후보는 그곳에서 머리를 식히며 향후 거취 등 차기 행보를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가 미국에서 얼마나 머물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14일 오전 8시42분 기준(개표율 99.9%) 개표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장 선거는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2.8%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가 23.3% 안철수 후보가 19.6%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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