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13 선거]“투표용지 8장, 공약확인 못하고 찍어”…혼란의 투표 현장

-투표소 앞 포스터 보며 급히 확인하는 경우도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ㆍ유오상 기자]“처음에 투표용지 세 장을 받아 기표하고 가려는데, 네 장을 또 주더라고요. 사실 시의원이나 구의원은 공약을 제대로 확인도 못 했어요”

투표가 시작된 오전 6시에 맞춰 투표소를 찾았다는 이모(24) 씨는 처음 받아보는 투표용지 뭉치에 당황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총선과 지난해 대선 때도 투표를 했던 이 씨는 이번 투표에서 공약을 확인하지 않고 정당을 보고 후보를 선택한 것은 아닌가 반성한다고 답했다.

자영업을 하느라 점심때에 투표를 했다는 김정수(61) 씨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김 씨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함께 치러져 무려 8장의 투표용지를 받았다. 그는 “다행히 학교 담벼락에 후보 공보 포스터가 붙어 있어 주요 공약은 확인할 수 있었다”며 “처음에는 시장 후보 말고는 얼굴도 제대로 몰라 당황했다”고 말했다.

지방선거일인 13일 한 시민이 후보자들의 벽보를 꼼꼼히 살피고 있다.

6ㆍ13 지방선거에 참여한 투표자들은 모두 “투표용지가 너무 많아 당황스러웠다”고 입을 모았다. 최대 8장의 투표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뒤늦게 투표소 앞에서 후보들의 공약을 살피거나 현장의 선거사무원에게 질문하는 등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이날 청담동 제3 투표소를 찾은 정모(32ㆍ여) 씨도 손등에 찍은 도장을 사진에 담으며 “비례대표를 세 번 찍은 느낌”이라고 했다. 정 씨는 “시의원 후보나 구의원 후보는 TV로 내용을 알기도 힘들다”며 “인터넷을 보거나 집에 와있는 공보물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데, 이렇게 찍어야 하나 의문도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투표소 앞을 지나는 시민 중에는 투표소 앞에 설치된 포스터 등을 보며 후보들의 공약을 다시 확인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나마 투표소 앞에 공보 포스터가 붙어 있는 경우는 비교적 나은 편이다. 투표소 앞에 와서 후보의 공약 등을 확인하려 해도 아무런 안내가 없는 곳이 더 많다.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소라 하더라도 무조건 후보 포스터가 붙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선거기간 동안 후보들의 포스터가 붙어 있던 곳에 투표소가 설치된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다 보니 투표소에서는 뒤늦게 선거인명부를 확인하며 후보 공보물을 찾는 경우도 있었다. 그때마다 투표소에 배치된 선거사무원들은 “후보 공보물을 따로 제공하지는 않는다”고 안내해야 했다. 한 선거사무원은 “나도 유권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 많은 후보의 정보를 미리 확인해놨다가 투표에 나선다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도 “미리미리 확인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전국의 투표율은 50.3%로 절반을 넘어섰다. 전체 유권자 4290만7715명 중 2159만2405명이 투표를 마친 셈이다. 시도별로 비교하면 전라북도가 57.3%의 투표율을 기록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고, 반대로 인천광역시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45.8%의 투표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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