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단축 전면시행 D-11] 탄력·선택·시차출퇴근제…유연근로 도입 ‘속도전’

업종·직군·기업문화에 적합한 제도 ‘고민’
근로시간·장소 선택 조정 통한 효율성 제고
삼성전자, 일반직-선택·R&D-재량근로 적용
계절 영향 받는 업종은 탄력적 시간선택제
시차출퇴근제 엮은 ‘인타임 패키지’도 주목

재계가 유연근로시간제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에 맞춰 근로시간을 효율적으로 구성하기 위한 조치다.

기업들이 일률적으로 유연근로제 도입을 실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용은 천차만별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올해 초부터 유연근로제 유형과 내용에 대한 법적 검토를 진행해 업종이나 직군, 기업문화에 적합한 제도를 선택하고 본격 시행에 대비하고 있다. 


유연근로제는 사용자가 근로시간이나 근로장소 등을 선택, 조정해 인력활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로, 한편으로는 근로자의 일과 생활을 조화롭게 하는 기대효과도 있다.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유연근로제 유형은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탄력적 근로시간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시차출퇴근제, 재량 근로시간제 등이 법적 근거가 마련된 유형들이다.

가장 보편적이면서 유연근로제의 포괄적 개념과 가까운 제도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다.

근로자들은 하루 8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1개월 동안 주 평균 40시간 범위 내에서 미리 정해진 총 근로시간에 맞춰 출퇴근 시간을 선택하는 제도다. 정산기간은 1개월 단위로, 근로자들은 1개월 내 자유롭게 근로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일반직에 대해 선택근로제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2012년부터 하루 4시간 기본, 주 40시간 내 자율적으로 근무시간을 조절하는 ‘자율출퇴근제’를 운영해오고 있어 주 단위를 월 단위로 확대하는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도입에 비교적 쉽게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는 지난 2월부터 사무직을 대상으로 하루 근무시간을 최소 4시간에서 최대 12시간까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시범운영해 왔다.

탄력적 선택근로제는 신제품 출시, 계절적 성수기 등에 영향받는 업종에 적용하기 유리한 유연근로제 유형이다. 2주 이내, 3개월 이내 단위로 평균 노동시간을 40시간에 맞추는 제도다. 일이 많은 주의 근로시간을 늘리는 대신 일이 없는 주의 근로시간을 줄여 평균적으로 40시간으로 맞춘다는 개념이다.

SK텔레콤과 한화케미칼 등이 실시한 ‘2주 80시간’ 자율적 탄력근로제가 이에 해당한다. 야근을 하면 2주 내에 해당 시간만큼 단축근무를 하면 된다. 삼성전자도 제조 부문에서는 에어컨 성수기 등에 대비해 3개월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현행 최대 3개월인 탄력근로제의 적용 기간을 6개월에서 1년까지 늘리는 방안이 마련되면 더 많은 기업이 탄력근로제를 선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제품 출시 주기가 짧은 전기ㆍ전자 제품이나 소프트웨어, 게임 업체들이 대표적이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주52시간 근무가 안정적으로 정착된 다음에는 노동 변동성을 감안해 더 큰 유연화 폭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주 5일, 1일 8시간, 주당 40시간 근무를 준수하면서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시차출퇴근제도 주목받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탄력근로제와 함께 시차출퇴근제를 엮어 ‘인타임 패키지’를 7월부터 정식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연구개발(R&D), 프로듀서ㆍ감독, 정보처리시스템의 설계ㆍ분석 업무 등에는 재량 근로시간제가 적용될 수 있다.

업무 성격상 업무 수행 방법을 근로자 재량에 맡길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실제 근무시간을 따지지 않고 기관과 개인이 합의한 시간을 근무시간으로 간주하는 형태다. 삼성전자는 연구개발(R&D) 직군에 한해 재량 근로시간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세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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