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안정보고서] 가계빚 부담 무거워지고…신용대출 폭등

고위험 가구 34만6000가구
1년새 3만4000가구나 늘어

금리가 오르면서 빚에 치인 취약가구가 급증했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조이자 전세대출과 신용대출이 급증했다. 가계빚 부담이 더욱 무거워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0일 국회에 금융안정보고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3월 기준 고위험가구는 34만6000가구로 1년 전의 31만2000가구에 비해 3만4000가구 증가했다. ▶관련기사 2면


고위험가구는 전체 부채가구의 3.1%를 차지하며, 이들이 보유한 부채는 총금융부채의 5.9%에 달한다. 고위험가구는 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넘으면서 총부채/자산평가액(DTA)이 100%를 초과해 전 재산을 팔아도 빚을 갚을 수 없는 취약가구를 일컫는다.

위험가구는 127만1000가구로 전년(125만2000명)보다 1만9000가구 늘어났다. 위험가구 비중은 전체 부채가구의 11.6%, 총금융부채의 21.2% 수준이다. 위험가구는 DSR와 DTA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가계부실위험지수(HDRI)가 100을 초과하는 가구다.

금리가 더 오르면 이들 취약가계를 중심으로 채무상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한은은 이 때문에 고위험가구를 대상으로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했다. 대출금리가 100bp(1bp=0.01%포인트) 상승하면 고위험가구 수 비중은 현재 3.1%에서 3.5%로, 200bp 오르면 4.2%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고위험가구가 보유한 부채 비중은 5.9%에서 7.5%( 100bp), 9.3%( 200bp)로 각각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향후 금리 상승시 소득 및 자산 대비 부채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가구를 중심으로 고위험가구 편입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했다.

소득이 많은 가구라도 금리상승 여파를 피할 수는 없다. 한은은 대출금리가 오를 때 고위험 부채 비중이 소득 수준이 높은 4∼5분위 가구에서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했다.

소득 5분위 가구의 고위험 부채 비중은 현재 2.2%지만, 금리가 100bp 오르면 2.6%, 200bp 오르면 3.3%로 각각 증가할 전망이다. 소득 최하위인 1분위 가구의 고위험 부채가 최대 0.2%포인트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 것과 상반되는 결과다.

최근에는 주택시장 위축과 전세가격 하락으로 전세자금대출마저 걱정거리가 됐다. 은행권 전세자금대출은 지난 3월 현재 72조2000억원으로 4년새 2배 이상 급증했다. 한은은 전세가격이 20% 급락하면 임대가구의 7.1%가 전세보증금을 반환하기 위해 추가 대출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가계의 신용대출도 ‘뇌관’이 될 수 있다. 신용대출은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피한 ‘풍선효과’와 인터넷전문은행의 영업 확대 영향으로 지난 9개월 간 17조원 가까이 폭증한 상황이다. 신용대출은 고신용, 고소득 차주 중심이어서 당장의 건전성 위협은 없으나, 변동금리 대출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가계의 채무상환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평가된다.

강승연 기자/[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