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음란물 단속’ 비웃는 해외사이트…못 막는 까닭은?

-‘친동생 사진 팝니다’…텀블러에 몰카영상 버젓이
-수사기관 협조 요청해도 “따를 의무 없다” 거절
-방심위 ‘자율규제 해달라’ 텀블러 방문했으나 거부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정부가 불법촬영물 촬영 및 유통에 대해서 철저하게 단속하겠다고 했지만 해외에 서버를 둔 사이트의 경우 수사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미국사이트인 텀블러에는 집에서 찍었다는 여동생, 누나 영상부터 공공화장실 몰카 등 불법촬영물이 다수 올라와있다. 한 사용자는 ‘친동생ㆍ누나 사진 교환 원합니다’라며 한 불법촬영물을 올려놨다. 댓글은 수백 개 달렸다. 불법촬영물을 판매하는 이들도 다수 있었다. 이들은 수백 개의 일반인 몰카 콘텐츠를 모아 올린 뒤 몇 만원에 판매했다. 

텀블러에 올라온 음란물들. 별도의 성인인증이 요구되지 않는다.

초ㆍ중ㆍ고등학생 ‘제보’를 받는다는 글도 발견된다. 아동이나 청소년이 나오는 몰카나 음란물을 공유하자는 의미다. 방법도 치밀했다. 판매자와 구매자는 추적이 불가능한 해외 SNS로 연락을 하고 콘텐츠 구매는 ‘가상화폐’로 이뤄졌다. 

이렇듯 텀블러는 각종 범죄의 온상이 됐지만 해외에 서버를 둔 터라 이를 단속하거나 수사하기가 쉽지 않다. 한국 수사기관이 해외 본사에 협조요청을 보내도 답이 없거나 표현의 자유라고 거절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미국은 아동음란물은 소지만 하고 있더라도 엄벌하지만 성인 몰카는 불법촬영물로 보지 않고 처벌하지 않는 주(州)도 많다.

기술적으로 텀블러에서 불법촬영물이 검색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쉽지 않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텀블러를 상대로 자유규제를 요청했지만 텀블러는 ‘한국의 법을 따를 의무가 없다’며 거절했다. 방심위가 국내 망사업자에게 불법콘텐츠가 올라오는 사이트에 대해 접촉차단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해외 사이트를 우회적으로 들어가는 방법도 많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었다. 

텀블러에 ‘지하철’을 검색하면 나오는 화면. 일반인을 몰래 찍은 사진이 다수 올라와 있다.

특히 텀블러의 경우 국내에서 사용하는 장비로 차단할 수 없는 보안 프로토콜(HTTPS)을 사용해 접촉 차단이 자체가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텀블러 사이트 자체를 못 들어가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전체 사이트를 차단하는 것은 텀블러를 이용하는 다른 일반 사용자들의 자유를 침해해 과차단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텀블러 측에 적극적으로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불법촬영 콘텐츠 유통을 막는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방침이다. 방심위 관계자는 “텀블러 본사에 찾아가서 부탁하기도 했지만 쉽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협조를 구해 자율규제를 이끌어낼 예정”이라며 “불법촬영물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술 개발 등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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