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광장-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노동시간 단축, 노사정 공동 노력이 절실

최대 노동시간을 주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이 300인 이상 사업장을 시작으로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노동시간 단축으로 삶의 질이 개선되고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이번 노동시간 단축의 현장 안착이 매우 중요하고 절실하다.

우리나라 노동시간은 OECD 중 최장으로, 노동자 자신과 가족, 사회 전체에 많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지적되어 왔다. 세계 최하위권인 국민행복지수와 노동생산성, 세계 1위 자살률, 산업재해는 장시간 노동과 무관하지 않고,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과로사’가 존재하는 부끄러운 현실이다.

장시간 노동을 해결해야 한다는데 노사정은 뜻을 함께 해 왔다. 2020년까지 연 1800시간대로 노동시간을 줄이기로 사회적 대화를 통해 수차례 합의한 바 있다.

그리고 오랜 논의 끝에 국회에서 여ㆍ야 합의로 지난 2월 근로기준법이 개정됐다. 최근 한 기관에서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찬성’이 59%로 ‘반대’에 비해 2배 이상 높게 나타나는 등 국민들도 많은 공감과 기대를 보여주고 있다.

오는 1일 시행을 앞두고 현장 준비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고용노동부는 최근 1달여간 전국의 300인 이상 사업장 3600여곳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45%의 사업장은 주 52시간 준비를 마쳤고, 준비 중인 곳은 인력충원, 유연근무제, 생산설비 개선 등을 통해 대비하고 있었다. 특히, 800여 곳에서 3만 여명에 가까운 신규채용 수요가 있었는데, 9000여 명은 채용이 완료됐고, 남은 2만 여명은 채용이 진행 중에 있었다.

노동시간 단축의 현장안착을 위해서는 사업주가 노동시간 단축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기업ㆍ계열사, 공공부문은 상당부분 준비가 된 것으로 파악됐지만, 300인 이상 중소ㆍ중견기업의 경우 노동시간 단축 과정에서 일부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정부는 지난달 ‘노동시간 단축 현장안착 지원대책’을 발표해 신규채용 인건비 및 재직자 임금보전에 대해 지원을 확대하고, 생산성 향상을 위한 컨설팅, 인력충원이 필요한 기업에 대해 일자리 매칭을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지도ㆍ감독을 6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연착륙에 중점을 두고 계도해 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는 은행업, ICT업종, 300인 이상 기업과의 간담회 등 지속적으로 현장의 고충을 듣고 지원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일시적인 집중근로가 불가피한 경우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활용할 수 있는데, 활용률이 3.4%에 그치고 있어 제도를 적극 안내하는 한편, 하반기 실태조사를 통해 제도개선을 준비할 계획이다.

또, 300인 이상 사업장이라도 대기업과 원ㆍ하청 구조인 경우가 많아 적정 납품단가, 납기일이 반영돼야 노동시간 단축이 가능하다. 오는 7월 17일부터 개정된 하도급법령 시행으로 하도급업체는 원청 등에 대해 납품단가에 최저임금 인상분 반영을 요구할 수 있게 되는데, 이와 같이 협력적인 원-하도급 문화를 조성하고 불공정거래를 개선하기 위해 공정위, 산업부, 중기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협력하고 있다.

이번 노동시간 단축이 현장에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어렵고, 노사 스스로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수적이다.

노사가 함께 노동시간을 줄이되, 파이를 키워 더 많이 공유할 수 있도록 생산성 향상, 일하는 방식과 문화 개선, 신규인력채용을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한다.

노사정은 과거 주 5일제를 함께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경험이 있다. 함께 힘을 모은다면 가능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현장의 노동시간 단축 노력을 최대한 지원하겠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