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해킹에 금융당국 속수무책 왜?…국회 ‘무법’ 방치

[사진제공=연합뉴스]

법근거 없으면 개입 못해
발의된 법안 4개 계류 중
선거 등 정치일정 속 외면
금융위 “제윤경법안 시급”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투자자 보호’를 자신하던 국내 최대 가상통화 취급업체 빗썸이 400억원 상당의 가상통화(암호화폐)를 해킹당했지만 금융당국은 손 쓸 방법이 없다. 국회에서 가상통화 관련법이 처리되지 못해서다.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법안 통과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21일 현재 국회에 발의된 가상통화 관련 주요법안은 4개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같은당 박용진 의원은 지난해 7얼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현재는 무소속)과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도 지난 2월 각각 ‘가상화폐업에 관한 특별법안’과 ‘암호통화 거래에 관한 법률안’ 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자료=국회 의안정보시스템]

지난해 야피존, 빗썸, 코인이즈, 유빗(구 야피존)에 이어 얼마 전 코인레일과 빗썸의 2번째 해킹까지 이어지자 일각에서는 시장의 자율적인 자정능력 확보, 건전성 관리가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법적 근거가 없어 투자자 보호에 직접 개입하지 못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가상통화 전담조직까지 출범시켰으나 실제 활동은 시장 모니터링, 해외사례 연구 등에 그치고 있는 이유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법안이 마련돼야 직접 거래소에 개입해 검사도 하고 감독도 하고 자금세탁 보고도 직접 받는다”고 말했다.

국회의 변명은 옹색하다. 2월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남북정상회담, 지방선거가 이어지면서 법안 처리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는 이유다.

국회 한 의원실 관계자는 “2월이 마지막이었으니, 올 상반기에 제대로 법안소위가 열려 논의된 법안이 없다”며 “의원들 중에 가상화폐를 제대로 아는 사람도 없고 명확히 의사표현도 하지 못하니 계속 미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선거국면에다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슈가 부각되지 못했다”면서 “빗썸보다 더 큰 피해가 나와 피해자가 속출해야 국회가 움직일 것 같다”고 까지 말했다.

정무위는 법안 처리가 늦기로 악명이 높다. 금융소비자보호법도 몇 년 째 국회를 떠돌고 있다. 게다가 조만간 새로운 상임위 구성을 앞두고 있다. 현재 의원들의 관심은 자신이 어느 상임위에 갈 지에 쏠려있다. 새로 구성된 의원들은 가상화폐에 관해 다시 공부할 시간이 필요하다.

금융위는 일단 소비자 보호가 급하다는 입장이다. 제윤경 의원의 법안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금세탁방지의무,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을 받도록 돼 있어 이 법이 시행되면 해킹에 취약한 구조가 보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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