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 민낯 드러낸 공정委…“이참에 털고 가자” 자정론도 확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사진=헤럴드DB]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이전 정부 당시 기업들과의 유착 의혹에 휩싸였다. 검찰의 압수수색은 김상조 위원장 취임 이후 국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아오던 공정위의 공정성에 심대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공정위 내부에선 이제껏 쌓여왔던 과거 적폐와 완전한 결별을 선언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자정론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지난 20일 공정위 기업집단국과 운영지원과, 인사과, 심판담당관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대기업 정책을 담당하는 기업집단국이 주식소유 현황을 신고하지 않은 기업 수십 곳을 제재하지 않고 사건을 임의로 마무리 지었다는 혐의와 함께 전직 간부가 업무 유관 이익단체에 자리를 얻는 과정에서 불법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공정위 묵인이나 도움이 있었을 것이라는 게 검찰의 압수수색 이유다.

검찰의 수사 대상에는 총수일가와 친인척의 차명주식 등을 미신고 혹은 허위신고 했던 신세계 그룹과 네이버 등 기업 수십곳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공정위의 사건 자체종결 과정에서 기업들과의 유착이 있었는지도 확인한다는 방침이어서 파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고위 간부들의 불법 취업 의혹은 공정위에 더욱 뼈아픈 부분이다. 전현직 간부 퇴직자 10여명이 취업제한기관에 심사없이 재취업했고, 여기에 공정위 운영지원과가 나서 이들의 재취업을 알선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이 이들이 재취업한 공정경쟁연합회와 중소기업중앙회까지 압수수색한 것은 공정위와 기업, 이익단체 사이에 부적절한 로비가 이뤄졌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공정위 내부는 무겁게 가라앉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향후 사건 처리의 신뢰과 공정성에 입을 타격은 물론, 당장 올해 최대 과제로 꼽힌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의 추진 동력까지 식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반면 공정위 안팎의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공정위가 과거 적폐와 완전하게 선을 긋는 자정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각 부처에 전담 조직이 설치되는 등 적폐청산 과정을 거쳐왔는데, 공정위도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취임 일성에서부터 공정위에 다른 어느 정부부처보다도 더 높은 윤리의식과 청렴성을 요구한 김 위원장의 의지로 볼 때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정위 내부에 거센 자정 태풍이 몰아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공정위에서 모든 일은 자신의 책임이라는 김 위원장의 생각은 확고하다”며 “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참여연대와 민변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주요 정부기관 중 유일하게 적폐청산을 위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은 곳이 공정위다”라며 “김상조 위원장도 더 이상 대기업ㆍ퇴직공무원 등의 고리로 연결된 관료들에게 휘둘리지 말고, 부당한 사건 종결과 불법 취업 등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와 관련자 처벌을 위한 조사기구를 하루빨리 출범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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