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100세 시대 ②] [인터뷰] “어르신들 잔반없는 빈그릇 볼때가 제일 기쁘죠”

CJ프레시웨이에서 실버푸드(고령친화식)ㆍ환자식인 ‘무스식’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박미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점장(왼쪽)과 김우중 조리실장. [사진=김지윤 기자/summer@heraldcorp.com]

-CJ프레시웨이 실버푸드 R&Dㆍ조리 담당 만나보니…
-원재료 갈아 고형화…본래 형태ㆍ식감 살린 무스식
-저작ㆍ연하 곤란겪는 이들에 씹고 맛보는 기쁨 선사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어르신들이 내놓은 그릇이 잔반없이 말끔히 비워진 것을 볼 때가 제일 기쁘죠. 씹고 삼키기 힘들어 음식을 잘 못드시던 분들도, 입맛이 없다며 안드시던 분들도 맛있게 식사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낍니다.”

이렇게 말하는 두 젊은이를 지난 20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에서 만났다. CJ프레시웨이 본사에 소속돼 병원으로 파견된 김우중(36) 조리실장과 박미미(32) 신촌 세브란스점장이다. 이들은 실버푸드(고령친화식)ㆍ환자식 연구개발과 조리를 담당하고 있다.

환자식은 고령친화식인 연화식과 그 맥락을 같이 한다. 저작곤란, 연하곤란이 있는 환자와 노인은 영양소를 두루 갖췄지만 씹고 삼키기 용이한 음식을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반식 못지않게 ‘맛’을 살리는 일도 중요한 포인트다.

“이전에는 대부분 마시는 형태로 제공했어요. 원재료를 갈아서 주스처럼 섭취했죠. 당연히 씹는 맛이 없을 뿐더러, 눈으로 보는 재미마저 없었어요. 2012년부터 연화식인 ‘무스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재료를 갈거나 다져서 고형화해 선보이고 있어요.”(박 점장)

CJ프레시웨이의 무스식이 기존 연화식과 차별화 되는 점은 단순히 고형화한 것을 다시 복원한다는 점이다. 갈아서 액체ㆍ죽 형태가 아닌 본래 상태로 외형과 식감을 되살린다.

“연근조림의 경우, 연근을 갈아서 이것을 연근 모양으로 똑같이 만들어요. 언뜻 보기에는 일반 연근조림과 다를 바 없죠. 우엉, 콩나물, 버섯볶음, 돈육간장볶음, 소불고기 등도 이런식으로 제공합니다.”(김 실장) 

CJ프레시웨이가 개발한 무스식. 원재료를 갈아 고형화해 본래 재료 상태로 외형과 식감을 되살린다. 언뜻보면 일반식과 별차이가 없지만, 부드럽게 씹혀 저작ㆍ연하곤란을 겪는 이들이 먹기 알맞다. [제공=CJ프레시웨이]

무스식을 먹는 환자들은 일반식사를 할수는 없을 정도의 중증이기 때문에 ‘먹지 못하는 음식’에 대한 열망도 강하다. 옆 환자의 메뉴와 확연히 다른 메뉴를 받아보면 실망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무스식은 한눈에도 일반식과 차이가 없어 먹는 즐거움 뿐 아니라, ‘나도 이런 음식을 먹을 수 있구나’라는 희망을 준단다.

“시행착오도 많았죠. 칠링(분쇄 후 냉각) 작업 시 소프티아(고형제), 물을 넣고 고형화 하는데, 아예 죽처럼 나온 거예요. 알고보니 소수점을 잘못 입력해서 배합비가 엉망이 된거죠. 요리할 때 가장 맛있는 레시피를 찾듯 저희도 가장 최적화된 맛을 위해 공을 들였어요. 단단한 구근채소류의 경우는 무스식으로 재변형이 쉽지만 무르고 물이 많은 재료의 경우 까다로운 작업이 필요했죠.”(박 점장)

팀원들이 머리를 맞댄 결과 이제 100가지가 넘는 무스식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질겨서 내놓을 생각도 못했던 오징어도, 수분이 많아 고형화하기 어려운 엽채류도 거뜬하게 만든다. 앞으로는 일품식이 목표다.

“오징어덮밥, 짜장면, 바비큐폭찹 같은 일품요리에 토핑도 똑같이 만들어 환자들에게 제공하려고 연구중이에요. 몸이 쇠하고 아프면 마음도 힘든 데 먹는 즐거움까지 없으면 안되잖아요. 좀더 요리처럼 완전한 무스식으로 ‘건강수명’을 늘리겠습니다.”

두 사람의 공통 목표다.

CJ프레시웨이는 궁극적으론 CK(Central Kitchen)를 통해 고령친화음식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CK는 조리를 끝냈거나 반조리를 끝낸 식품재료를 점포에 공급하기 위한 조리시설로 이를 완공하게 되면, 더 많은 의료기관과 복지시설에 CJ프레시웨이의 무스식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나아가 계열사와 협업해 실버푸드 가정간편식 출시도 계획중이다.

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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