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100세 시대 ④] 영화 ‘인턴’ 현실판…백발의 알바생 부쩍 늘었다

젊은이들이 마다하는 궂은일도 자처하며 보란 듯이 일을 살뜰히 챙기며 근무하는 시니어들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맥도날드 미아점 임갑지(90) 크루.

-은퇴 이후 경제활동 하는 고령층 늘어
-편의점, 패스트푸드점 시니어 고용 확대
-근태 성실 등 이유로 고령자 알바생 선호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 서울의 한 패스트푸드점. 이곳 아르바이트생은 보통 패스트푸드점에서 보던 모습과는 좀 다르다. 연세 지긋해 보이는 이 직원은 92세(만 90세로 올해 구순)의 임갑지 씨다. 임 씨는 70대 중순 맥도날드 시니어 크루로 지원했다. 그는 “돈도 돈이지만 일을 계속 하고 싶었다. 정년퇴임을 1983년도인 55세에 했는데 퇴직후 가게도 운영해 봤고 이후에도 계속 일을 하고 싶어서 이력서를 냈지만 다 떨어졌다”며 “그때 맥도날드 시니어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고 했다.

맥도날드는 2000년도 초반부터 외식업계 최초로 55세 이상이 대상인 ‘시니어 인턴십 프로그램’을 도입해 지난 5년간 총 763명의 시니어 크루를 채용했고 현재 시니어 크루 360여명(2017년 기준)이 근무중이다. 임 씨는 국내 맥도날드의 최고령 크루다. 맥도날드의 고용 문화에서 가장 큰 특징은 학력, 나이, 성별, 장애 등의 차별 없는 ‘열린 채용’으로, 취업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도 적극적으로 고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재취업과 창업 등으로 제2의 일자리(인생 2모작)를 찾는 시니어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고령자 경제활동참가율은 69.1%로 지난해보다 1.0% 상승했으며 지난 2013년 65.8%, 2015년 67.9% 등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맥도날드와 같은 패스트푸드점 외에도 편의점, 택배 업체 등에서도 시니어 고용을 늘리고 있다.

시니어 스태프는 상대적으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할 뿐 아니라 고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때문에 업무 만족도가 높다는 게 유통업계 분석이다. 게다가 이들의 오랜 연륜과 경험을 사업에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이 아르바이트 인력을 채용하고 있는 고용주 309명을 대상으로 ‘황혼알바생 선호도’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고용주 절반 이상인 50.8%가 고령자 아르바이트 인력을 선호했다.

황혼알바생을 선호하는 이유는 지각ㆍ결근 등이 없어 근태가 더 성실하다는 답이 33.1%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금방 그만두지 않고 오래 근무한다(29.9%)’, ‘연륜에서 오는 능숙한 일처리(26.1%)’가 뒤를 이었다. 이 밖에도 ‘문제 발생 시 침착하고 차분하게 해결한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다독이고 이끌어주며 근무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반면 황혼알바생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답한 고용주들은 ‘편하게 일을 시키기가 어렵다(34.9%)’, ‘함께 일하는 동료나 고객들이 불편해 한다(27.6%)’ 등의 이유를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계속 사회 활동을 하고 싶거나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싶은 시니어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업체마다 은퇴한 전문인력을 위한 일자리를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