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제 마구잡이 처방…英병원 한곳서 456명 사망 ‘경악’

고스포트 독립 패널단의 보고서 [사진=연합뉴스]

-1990년대 고스포트 병원 사건 조사 독립패널단 보고서 발표

[헤럴드경제=이슈섹션] 1990년대 영국의 한 병원에서 환자들에게 마약성 진통제를 무분별하게 처방하면서 456명이 사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대부분의 환자는 생명이 위독한 시한부 환자가 아니라 재활이나 일시적 간호를 위해 입원한 이들로 전해졌다.

지난 2014년부터 영국 남부 고스포트 전쟁기념 병원 사건을 조사해 온 고스포트 독립 패널단은 20일(현지시간) 그동안의 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앞서 이 병원에 입원 중이던 고령의 환자 중 갑작스러운 사망자가 계속 발생하면서 경찰이 여러 차례 조사에 나섰으나 아무도 기소되지 않았다.

유족들이 계속해서 진상조사를 요구하면서 패널단이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고스포트 병원에서 1989∼2000년 456명의 환자가 부적절하게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opioid)를 투약받은 뒤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약성 진통제는 다른 200여명의 사망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지만, 관련 기록이 남아있지 않았다고 패널단은 밝혔다.

병원에서는 환자 상태 등에 대한 정밀한 의학적 진단 없이 무분별하게 마약성 진통제를 ‘휴대용 의약품투입펌프’(syringe-driver)를 통해 투입했고, 이로 인해 고령의 환자 등이 죽음에 이르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의 병원에서 일한 한 간호사는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의약품투입펌프를 통해 (진통제를) 투여받은 환자들은 곧 사망했다”면서 “병원에서 일할 때 스스로 거동이 가능한 위암 환자가 있었는데, 다음날 출근하니 의약품투입펌프를 통해 투약을 받고 있었고, 의식을 잃었다”고 전했다.

당시 처방을 책임졌던 의사 제인 바턴은 2010년 이 병원에서 사망한 12명의 환자와 관련해 위법행위가 있었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의사직을 그만두는데 그쳤다. 병원 내 다른 누구도 법적 처벌을 받지 않았다.

보고서는 “당시 처방을 맡았던 의사 바턴에 책임이 있다”면서 “병원 전체적으로 생명을 경시하는 듯한 분위기가 팽배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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