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이 1945년 8월 서울 용산에 주둔한 지 73년만에 용산을 떠난다.

21일 국방부와 한미연합사 등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이달 29일 평택시 서탄면과 팽성읍 일대 1465만㎡ 규모로 조성된 새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서 주한미군사령부 청사 개관식을 갖는다.

이 행사에는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직접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사령부 청사 개관식을 계기로 주한미군 용산 주둔 73년의 역사가 막을 내리고 평택시대가 본격 개막한다.

앞서 주한미군의 여러 구성군 가운데 하나인 미8군사령부는 지난해 7월 평택으로 먼저 이전했다.

미군은 1945년 8월 29일 미 극동군사령관 일반명령 제1호 등에 따라 그해 9월 일본 오키나와 주둔 제24군단 예하 7사단 병력을 한국으로 이동시키며 용산 주둔을 시작했다.

미7사단은 1945년 9월 9일부터 30일까지 서울과 인천에 있던 일본군을 무장해제시키고 주요 시설물 보호와 치안유지를 담당했다. 이때 24군단사령부가 서울 용산에 설치됐다. 일본군이 쓰던 용산의 군사시설을 미군이 물려받은 것이다.

1949년 1월 24군단 병력이 철수하고 마지막 남은 5전투연대도 그해 6월 모두 철수했다. 같은 해 7월 미 군사고문단 창설로 482명의 미군이 남았으나,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하면서 미군이 다시 유엔군 일원으로 한국에 대거 투입됐다. 미군은 휴전협정 체결 후에도 한국에 남았다가 1957년 7월 주한미군사령부를 창설했다.

평택 신청사 개관에 따라 미군은 용산에 주둔하지 73년 만에, 주한미군사령부가 용산에 창설된 지 61년 만에 용산시대를 마감하게 됐다.

주한미군사령부와 유엔군사령부 소속 군인들은 연말까지 모두 평택으로 옮겨간다.

용산 기지에 마지막까지 남는 한미연합사령부는 연말까지 국방부 청사 영내의 7층짜리 독립 건물로 이전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합동참모본부 청사의 2개 층도 한미연합사가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은 한미상호방위조약, 주한미군 주둔군 지위협정(SOFA) 등에 근거해 한국에 주둔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4.27 남북정상회담, 6.12 북미정상회담 등으로 동북아 정세가 급변하고 있어 임무나 역할이 바뀔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