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역전쟁 대상 전세계로…원화 값 급락


“장벽 있으면 모두 보복 대상”
신흥국 비관론 확산, 불안증폭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미국발(發) 글로벌 무역전쟁 우려가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1107.4원)보다 5.1원 상승한 1112.5원에 거래가 시작된 후 고공행진 중이다.

10시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8.4원 오른 1115.8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올해 연고점이 지난 21일 기록한 달러당 1112.8원임을 고려하면, 장중 연고점 돌파는 성공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보인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차별적인 무역공세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인위적인 무역장벽 및 관세를 가해온 모든 국가에게 무역 장벽과 관세를 철폐해야 한다”라며 “그렇지 않으면 미국에 의해 상호주의(Reciprocity) 그 이상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나 유럽연합(EU) 등 무역 강대국들 뿐 아니라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무역 장벽 및 관세를 철폐하지 않으면 보복도 서슴지 않겠다고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각) EU가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장벽을 없애지 않으면 EU 국가로부터 수입하는 자동차에 20%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에 대해서도 내달 6일부터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첨단 품목에 대한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하겠다고 했고, 중국이 무역보복을 할 경우 2000억 달러 규모의 상품에 10%의 추가 보복 관세를 물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발 무역전쟁 위기가 고조되자 달러 강세 현상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대외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신흥국 경기에 대한 비관론이 대두하면서 아시아 주요국의 통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1100원대가 뚫린 만큼 당분간 박스권 상단을 테스트할 가능성이 커졌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 카드로 글로벌 무역 마찰 수위를 높이면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 경기 비관론이 지속하고 있다”며 “미ㆍ중 간 협상진전 소식도 없어 위안화 주도로 아시아 통화 약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원/엔 재정환율은 오전 10시 현재 100엔당 1017.56원으로 전 거래일(1006.96원)보다 10.6원 높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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