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3주년]항공 업계 진단

한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여행객은 본지 창간해인 지난 2005년 75만명이었다. 13년이 지난 올해는 250만명에 가까운 한국인들이 미국을 찾을 것으로 연방 상무부는 예상했다.

13년 사이 세 배가 넘는 기록적인 방문객 증가를 나타낸 것이다. 여행객의 폭발적인 증가는 당연히 항공과 관광 등 관련 산업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 당시 LA 지역 한인 종합 관광회사와 항공권을 판매 대행하는 여행사들이 올리는 매출은 1억 달러를 조금 못미치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삼호관광과 아주관광 등 두 회사의 매출만으로도 13년전 전체 한인 여행 시장 매출을 훌쩍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잠정 파악되고 있다.

전체 시장 규모는 13년 사이 두 배 이상 늘었다는 것이 업계의 추산이다. 이렇게 몸집은 크게 불어났지만 항공과 관광업계 실상은 어떨까? 13년 사이 큰 변화도 있지만 여전히 여러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어 곤욕을 겪고 있는 것이 업계의 양면적인 모습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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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날개 단 더 대한항공

우선 LA를 비롯해 미국내 주요 도시에서 한국을 직항편으로 연결해 주고 있는 양 국적 항공사의 사정은 비슷해 보이지만 사믓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미국내 2위 대형 항공사인 델타항공과 조인트 벤처를 설립해 한결 여유 있는 모습이다. 미주 지역에 강력한 도시간 항공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내 영업이 한결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미국에서 한국을 거점으로 아시아권으로 나가는 수요 역시 과거에 비해 영업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 델타항공이 거래중인 미국내 대기업 거래 업체수가 2000여개에 달할 정도로 방대하다 보니 미국의 글로벌 기업체 임직원들의 한국 등 아시아권 출장 수요를 델타항공이 대신 마케팅 해주는 셈이라 A380도입 이후 오랜 시간 골칫거리로 남아 있던 2층 전체 94석의 비즈니스 좌석 판매가 원활해지고 있다.

총수 일가의 잇따른 기행과 편법 행위가 한국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지탄을 받으며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정작 뒷편에서는 조용히 실속 있는 장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델타항공 역시 손익을 따지면 남는 거래라는 것이 업계 판단이다. 한국이나 중국 등 인접 아시아 국가에서 대한항공을 통해 미국 주요 도시로 들어오는 방문객들이 추가로 이용하게 되는 국내선과 캐나다, 멕시코 등 북중남미로 이어지는 항공 노선이 이들 여행객들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인트벤처 시행에 따라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미주 250여개 도시와 아시아 내 80여개 도시를 연결하는 노선 스케줄을 함께 짜고 공동으로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내 주요 도시에서 진행되는 영업 역시 양 항공사 담당자가 함께 다니며 시너지를 높여가고 있는 모습이다.

몇년전부터 전세계적으로 대형 항공사간 조인트 벤처 설립 및 운영이 활성화 되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대한항공은 조인트 벤처 시행에 앞서 미국내 영업 조직을 크게 개편한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기존 미국내 9개 여객판매 지점수를 4개로 통폐합해 현재 LA, 시카고, 뉴욕, 그리고 델타항공 본사가 있는 애틀란타에만 지점을 남겨놓았기 때문에 영업 조직을 줄인만큼 인건비를 비롯한 전반적인 관리 운영 비용 절감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나

힘겨운 날개짓, 아시아나항공

LA-인천 노선에서는 대한항공 보다 많은 좌석을 이미 2년 가까이 공급하고 있는 아시아나 항공의 사정은 어떨까?

아시아나항공은 매일 낮과 밤 두 차례 500석에 육박하는 A380기종을 LA노선에 투입하다 보니 당장은 대한항공 보다 공급면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 미주 노선 중 가장 크고 핵심 지역으로 분류되는 LA노선에서 펼친 이런 행보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이미지 개선에 큰 효과를 봤다. 하지만 거기까지 였다. 3년전과 비교해 매일 300석 가량 늘어난 좌석을 채우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 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크고 알짜로 분류됐던 유학생 수요가 10년 사이 절반 이하로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한인 이민 세대의 고령화와 추가 신규 이민자가 갈수록 줄고 있다 보니 한국행 수요는 갈수록 줄고 있다.

흔히 전 세계 대형 항공사에 닥친 초대형 기종인 ‘A380의 저주’가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대한항공과 달리 미국에서 60%가량을 판매해야 하는 아시아나항공의 상황상 크게 늘어난 좌석을 중국, 인도 등 한국에서 5시간 내외 떨어져 있는 아시아 국가로 향하는 경유 수요로 채우는 전략을 택할 수 밖에 없게 됐다. 대한항공에 비해 같은 A380의 좌석을 더 많이 채워도 실속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A380기종은 전체 495석중 이코노미석만 417석에 달한다. 이중 그나마 정가를 받는 한인이나 한국 출발 직항 왕복 수요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더 싸게 팔면서 더 멀리 가고 마일리지 역시 더 제공하고 있는 인천 경유 아시아 국가로 향하는 좌석 판매 비중이 줄지 않는 상황에서는 좀처럼 수익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대한항공과 유사한 총수 일가의 문제까지 불거졌고 운항에 중요 요소 중 하나인 기내식 공급 차질까지 빚어지면서 어려움은 더욱 가중 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대한항공과 달리 조인트 벤처 프로젝트 협업을 모색하고 있지만 별다는 진전이 없다는데 있다.

최근 한국내 미국 여행 흐름이 개별 자유 여행으로 빠르게 변하면서 미국 국내선과 중남미 주요 도시로 향하는 항공편 이용 역시 급증하고 있다. 이미 북중남미 네트워크를 확보해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대한항공과 달리 아시아나항공은 별다는 대안을 내 놓지 못하고 있다.

같은 항공 동맹체에 속해 있는 유나이티드 항공은 몇년전 일본을 거점 삼아 ANA항공과 조인트 벤처를 운영하고 있어 동북아시아 지역에 추가로 파트너를 지정 할 가능성은 크게 낮다.

풀서비스를 제공하는 항공사들이 이미 10여년전부터 저가항공사들의 난립 및 시장 잠식에 따른 대안으로 제시된 각 국가 주요 대형 항공사간 조인트 벤처라는 시대적 요구에 아시아나항공이 너무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업계의 평가다.

태평양 노선 노리는 타 국적 항공사

한국 뿐 아니라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 미국행 방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사실상 독과점 시장인 LA-인천을 비롯한 한국과 미국 도시를 연결하는 직항편 취항에 타 국적 항공사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본적으로 인천 출·도착이 많은 태국과 싱가폴 등 아시아권 국가의 대형 항공사들이 이 노선에 관심이 컸고 실제 취항까지 이르게 됐다. 타이항공은 2012년, 싱가폴항공은 2016년 각각 인천공항을 중간 경유지로 택해 LA행 노선에 뛰어 들었다. 하지만 타이항공은 현재 이 노선을 폐지했고 싱가폴항공은 올해 말 폐지 검토중이다. 이 노선을 취항한 타국적 항공사가 2~3년을 못간 셈이다.

단순히 수익성이 높지 않아 노선을 뺀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달라진 시장 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노선 효율화로 볼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이 폐지한 노선의 빈자리를 노리는 대형 항공사도 적지 않다. 특히 전 세계 최대 항공사인 아메리칸항공은 현재 달라스 한 곳에 불과한 한국행 직항 노선을 늘리기 위해 시장 조사를 몇년째 진행중이고 가장 유력한 곳을 LA로 보고 있다.

미국 대형 항공사 모두 장거리 노선 보다는 미국 국내선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제 취항이 이뤄질 경우 LA-인천 노선 요금을 저렴하게 책정할 가능성이 높다. 이후 미국 뿐 아니라 북중남미 지역에 가장 촘촘하게 이어진 아메리칸 항공의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전세계 각 지역 조인트벤처 항공사들과 연계해 추가 매출도 기대가 가능하다.

전세계 항공 업계가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정작 한국계 대형 항공사들은 기업 총수 패밀리들의 리스크로 힘든 과정을 겪고 있다. 국적 항공사들이 덩치만 키우기 위해 좌석만 많이 늘린 큰 항공기 도입에만 열을 올린 모습은 아닌가 하는 반성이 필요해 시점이다.
이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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