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과 기업인, 더 자주 만나야 일자리도 더 생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중인 9일 현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났다. 삼성전자 노이다 준공식에 참석한 문 대통령을 이 부회장이 맞이하고 현장을 안내하는 형식이었다. 현직 대통령과 국내 제 1위 기업의 실질적 총수간 회동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적지 않다. 경제계는 이번 만남이 기업의 기(氣) 살리기, 나아가 정부 기업정책 기조 변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문 대통령이 기업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있어 실제 그렇게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청와대는 이번 회동에 대해 “의례적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 만남”이라고 선을 그엇다. 이 부회장이 지난 정부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아직 재판을 받고 있는데다 삼성은 재벌 개혁 핵심 타겟이다 보니 정치적 해석을 하지 말아달라는 얘기다. 굳이 그럴 것도 없다. 이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되레 난센스다. 정부와 기업은 건강한 동반자 관계이고, 대통령과 기업인이 자주 만나야 경제도 활력이 생긴다.

현 정부들어 각종 경제 부문 정책들이 기업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최저 임금 인상과 근로 시간 단축에다 법인세 인상까지 겹쳐 기업을 옥죄고 있다. 더욱이 지배구조 개선과 일감 몰아주기 등을 내세운 기업 규제는 우리 사회의 반(反) 기업 정서를 증폭시켜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결과는 정부 생각과는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투자는 위축되고 고용은 급전직하다. 기업을 성장의 동반자가 아닌, 개혁의 대상으로 삼다보니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이념 구현과 현실은 별개다. 성향이 비슷한 과거 정부에서 그 교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김대중 정부는 정권 초기부터 지지세력의 기대와는 달리 노동시장 유연성을 대폭 강화했다. 그 바람에 노동계가 거세게 반발했지만 정부는 중심을 잃지 않았다. 친 노동 정책을 고수해온 노무현 정부는 정권 후반기 유연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정책을 선회했다. 글로벌 흐름에 역행하고 시대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면 낙오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1년 경제 성적표는 그리 좋은 편이 못된다. 그렇다면 이제라도 방향을 선회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마음 놓고 기업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일자리도 거기서 나온다. 이 부회장을 만난 문 대통령이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도 더 많이 만들어달라”고 한 당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 대통령의 인도 방문이 정부와 기업과의 관계를 재 정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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