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에 ‘佛’ 켰다…프랑스 월드컵 결승 선착

자만않는 수비위주 전술 주효
‘공격축구’ 벨기에 1대0 눌러

프랑스는 자만하지 않았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중점을 두며 월드컵 결승에 진출했다.

프랑스는 11일(한국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벨기에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4강전에서 1-0으로 승리, 2006 독일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 결승 무대를 밟게 됐다.

프랑스는 12일 새벽 3시에 열리는 잉글랜드-크로아티아 경기의 승자와 오는 15일 밤 12시 결승을 치른다.

벨기에는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에당 아자르, 로멜루 루카쿠, 케빈 데 브라이너, 얀 베르통언 등 ‘황금세대’를 앞세워 앞선 5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4강까지 올라왔다. 특히 8강에서는 유력한 우승후보였던 브라질까지 압도했다. 스타플레이어들의 환상적인 플레이에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의 변화무쌍한 전술이 더해지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이를 의식한 듯 프랑스는 이날 무리하게 공격에 나서지 않았다. 아자르, 루카쿠, 데 브라이너의 빠른 역습에 처참히 당했던 브라질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이에 폴 포그바, 은골로 캉테, 블레이즈 마투이디로 구성된 미드필더진은 평소보다 공격 가담을 자제했다. 좌우 풀백 역시 전진하기보다는 벨기에의 측면공격을 막는 데 집중했다. 전방 3명의 공격수 역시 하프라인 아래까지 내려와 수비를 도왔다.

이 전술은 수비에서 효과를 냈다. 프랑스는 몇몇 장면을 제외하면 효과적으로 벨기에의 공격을 막아냈다. 전반 18분 라파엘 바란이 머리로 막아낸 아자르의 슈팅과 전반 21분 위고 요리스 골키퍼가 쳐낸 토비 알더베이럴트의 왼발 터닝슛 정도가 프랑스를 위협했다.

벨기에의 공격을 인내하면서 버틴 프랑스는 한 방에 벨기에의 수비를 무너트렸다. 후반 5분 코너킥 상황에서 앙투안 그리즈만의 킥을 사무엘 움티티가 헤더로 연결했고, 이것이 그대로 벨기에의 골문을 흔들었다.

프랑스의 선제골이 터진 후에도 벨기에는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며 만회골을 노렸다. 하지만 프랑스는 더욱 내려앉으며 벨기에의 공격을 완벽하게 막아냈다. 디디에 데샹 감독은 후반 39분 올리비에 지루를 빼고 스티븐 은존지를 투입하며 더욱 수비를 강화했고, 끝내 1-0 승리를 완성했다.

벨기에로서는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보여줬던 빠른 공격을 전혀 재현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이번 만큼은 마르티네스 감독의 전술 선택이 실패로 돌아갔다.

먼저 경고 누적으로 출전할 수 없는 토마스 뫼니에 대신 왼쪽 윙백으로 나섰던 나세르 샤들리를 오른쪽 윙백으로 출전시킨 선택이 가장 아쉬웠다. 오른쪽 윙백이 어색했던 샤들리는 부정확한 크로스를 남발했고, 동시에 왼쪽 측면의 공격속도까지 떨어졌다.

또한 미드필더 강화를 위해 선발로 내보낸 무사 뎀벨레는 벨기에의 빠른 공격을 전혀 지원하지 못했으며, 번번이 패스미스를 저질렀다. 신체조건이 좋은 마루앙 펠라이니의 전방 배치 역시 공격 속도를 줄이는 데 일조했다.

전술 변화는 루카쿠와 데 브라이너까지 부진하게 만들었다. 아자르가 홀로 고군분투했지만 반전을 만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뒤늦게 드리스 메르텐스를 투입하며 속도를 높였지만 너무 늦은 결정이었다.

복권빈 기자/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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