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한현민이 결코 못 잊는 한마디 “까만 애랑 놀지마”

모델 한현민이 자신의 짦은 삶을 팩션으로 담은 ‘한현민의 블랙 스웨그’를 출간해 화제다. SNS캡처.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지난해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30인’에 선정된 프로모델 한현민. 아직 삶을 논하기에 한없이 어린 만18세 청소년인 한현민이 흑인 혼혈로 한국사회에서의 특별한 삶을 담은 팩션 ‘한현민의 불랙 스웨그(아시아·김민정 작가)’를 출간해 화제다.

중학교 3학년이던 열여섯의 어린 나이에 프로 모델로 데뷔한 한현민는 벌써 3년차 사회인이다. ‘한현민의 블랙 스웨그’ 앞부분에는 나이지리아 출신의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한민구가 태어났을 때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과 혐오의 시선을 견뎌 왔던 가슴 아픈 기억들을 담아내고 있다.

유치원에서 가만히 앉아 있는 한현민에게 아이들은 모래를 뿌리거나 장난감을 던졌고, 심지어 얼굴에 침을 뱉은 아이들까지 있었다. 어렵게 친해진 친구의 엄마는 유치원을 찾아 “까만 애랑 놀지마”라며 친구를 끌고 가는 가하면 중국집에 갔다가 어떤 아이로부터 “시커먼 애가 자장면을 먹고 있네”라는 놀림 등 일찍부터 이유 없는 사회적 편견 속에 절망을 경험해야 했다.

한현민은 철없는 아이들의 짓궂은 말보다 아무도 무례한 행동을 한 그 아이에 대해 꾸짖거나 야단치지 않은 다른 사람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들이 더 큰 상처로 남았다고 떠올린다.

일상 속에서도 지하철을 타는 경우 술 취한 아저씨가 갑자기 다가와 “웨얼 아유 포럼?”이라며 시비를 걸고, 어떤 할머니는 갑자기 다가와 “남의 나리에서 뭘 하는 게야?”라며 다짜고짜 버럭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그런 아픔 속에서도 그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돼준 이들은 어머니와 가족들이었다. 그의 어머니는 늘 그에게 “너는 특별한 존재야. 언젠가는 이 피부색이 너한테 좋은 일을 해줄 거야”라고 말하며 무한한 사랑을 줬다.

그런 어머니의 뜻을 거스르지 않기 위해 돈이 많이 드는 야구선수의 꿈을 포기하고 한동안 방황했던 한현민.

그러다 옷에 대한 관심으로 유튜브를 보면서 조심스럽게 모델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련은 이어졌다. 모델이 되게 해주겠다는 사기를 두 차례 당하면서 ‘흑인 모델은 안 쓴다’는 냉대를 당하기도 하면서 결국 그는 모델의 꿈을 이뤘다.

그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도 재미있고, 커피를 좋아해 바리스타 공부도해보고 싶고, 순댓국을 워낙 좋아해 순댓국밥집을 차려보고 싶다고 한다. 또 모델로 열심히 활동해 다문화 사회의 좋은 롤 모델이 되고, 훗날 재단을 설립해 자신과 비슷한 배경의 친구들을 지원해주고 싶다는 꿈도 있다.

이 책은 출판사 아시아가 기획한 인물 스토리텔링 논픽션 ‘이 사람’ 시리즈 첫 작품이다. 김민정 작가가 모델 한현민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팩션(fact와 fiction의 합성어)’ 형태로 재구성했다.

앞으로 장강명 작가가 만난 북한이탈주민 지성호, 정지아 작가가 들려주는 한국 근대 최초 여성 소설가 김명순, 이승우 작가가 만난 ‘프로방스 사람들’, 박민규 작가가 만난 ‘보통 사람’, 김응교 작가가 만난 일본 작가 미야자와 겐지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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