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포럼] 진화하지 못하는 정책

실제의 환경과 상황을 그대로 축소한 환경을 만들고 그 안에서 실험을 하여 앞으로의 행동이나 계획의 결정을 하는 방법을 시뮬레이션이라고 한다. 보통은 안전을 위해 모의실험 과정을 거치고 있다. 물론 시뮬레이션을 할 수 없는 분야도 있다. 그런 경우는 일반적인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투입된다. 투입 이후에 변화를 살피면서 컨트롤을 하는 사후모니터링으로 최적의 효율을 만들어 가게 된다.

어떤 과정을 거치든 상관없이 실질적 검증이 이루어지고 기대하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 투입 요소를 변경하거나 주어진 환경을 바꾸는 등의 조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한 분야가 아닌 한 나라의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의 조정으로 기대하던 결과는 커녕 오히려 기존보다 효용이 더 떨어지고 있음에도 아무런 조정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시스템을 운영하던 관리자들을 바꿔서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며 기존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산업화시대에 우리가 이루어낸 영화는 기적이었다. 그런데 그 이후로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시간이 가고 가치가 변했고 산업이 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득권을 가진 그들은 주변을 보지 않고 자신이 이루어낸 발전만 보고 그 틀을 깨려고 하지 않는다. 지금껏 누려왔고 아직도 그들이 보기엔 괜찮은 시스템을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시대와 가치를 넘어서서 새로운 비전으로 미래를 이끌어갈 동력을 만들어 내야 그 시대에 맞는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다.

입으로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불 달성을 말하면서 12년째 2만 불의 벽에 갇혀있는 현실을 보자. 그냥저냥 괜찮은 외모만으로 선진국을 따라서느라 최저임금의 파격적인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를 밀어붙이지만 현실의 일선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긍정이 아닌 부정의 결과물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제 무섭게 일어선 아시아의 신흥국이 아닌 평범한 아시아 국가의 하나가 되어 버렸다. 돌진하던 경제 성장의 그래프는 점점 경사를 잃어가고 행복하던 국민들은 내가 살 곳이 여기가 아니라며 나라에 등을 돌린다. 꿈과 희망의 기대가 부푼 미래가 아닌 비관과 실망의 나라에서 살아가는 것이 힘들어 진 것이다. 국민이 떠난 나라는 무엇이 되겠는가.

강제하는 것이 아닌 생태가 원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풍성한 나무가 될 것인데 깨끗한 유리관을 씌워주니 손과 발이 묶여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의 시정은 커녕 더 강화하겠다면 더 투명하고 좁은 유리관을 씌우겠다는 의미이다. 기존의 정책이 무조건 아니라는 것이 아니라 그 정책이 펼쳐지는 환경에 최적화되어 효율을 배가할 수 있는 정책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정책을 위한 정책이 아닌 실질 수혜자를 위한 정책이어야 한다.

각 분야의 생태가 온전한 기능을 발휘해야 이들을 아우르는 전체 생태가 건강하다. 건강한 생태는 한 수준 위의 단계로 진화를 가능하게 만든다. 그러나 지금의 구조물을 지키려고 발전할 수 있는 동력을 밀어내면 잠깐은 현상을 유지하겠지만 조만간 밀려드는 경쟁의 물결에 밀려 쇠퇴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Print Friendly